사진제공= 문화예술나눔공동체 보짱.
[동두천=일요신문]주성남 기자= 문화예술나눔공동체 보짱이 지난 14일, 16일 경기도 동두천시 청소년비전센터에서 뮤지컬 가스펠 무료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은 동두천시와 동두천기독교연합회가 주관하고 좋은 손 복지재단 및 동두천성결교회에서 후원했다.
공연 성과는 동두천시의 문화 혁명에 가까울 정도로 대단한 열기와 반응이었다. 경기 지역 문화예술 프로그램 최하위인 동두천시(0.4%)에 단일공연 3,700명 관람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룬 뮤지컬 가스펠의 연출을 맡았던 김윤수 단장과 정수훈, 김찬양 두 출연배우와 만났다.
-문화예술나눔공동체 보짱은 어떤 단체인가.
김윤수: 서울예대 연극과 및 공연학과 졸업생 주축으로 문화예술계 종사자 200여명이 모여 소외되고 어려움을 겪는 이웃과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재능 나눔을 통한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자 2012년 단체를 설립했다.
-모두 서울예대 출신인데.
김윤수: 전 서울예대 연극과 85학번 이고 정수훈 군은 연극과 01학번, 김찬양 군은 연기과 12학번이다.
-학번 차이가 꽤 나는데 어떻게 작품을 함께 하게 됐나.
김윤수: 서울예대 신체훈련 동아리 출신의 졸업생들 모임에서 만나게 된 인연으로 매년 연말 공연 때마다 두 후배의 도움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공연을 보름 앞두고 예수와 유다 역을 맡은 고등학생들이
갑자기 그만둬 급히 두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
-선배의 부름이라고 무조건 공연에 참여하지는 않았을 텐데.
정수훈: 준비 중이던 영화가 있었는데 제작이 연기되고 출연 중인 뮤지컬은 7월말부터 공연이라 시간이 비어 있었다. 도움을 바라는 선배의 연락을 받고 거절하기 위해 선배를 만나러 나갔는데 하필 그 기간에 스케줄이 비어있었다. 거짓말을 할 수는 없고 그래서 수락했다.
김찬양: 공연 열흘을 앞둔 시점에서 선배의 연락을 받았다. 현재 뮤지컬과 퍼포먼스 공연, 연습까지 3개의 작품을 공연 중에 있다. 저 또한 신기하게도 가스펠 공연 기간인 14~16일 일정이 비어있었다. 원래 14일 지방공연이 있었는데 취소되고 16일 또한 1시, 3시 공연이 있어서 공연이 끝나고 동두천까지 6시30분 공연 시간을 맞춰 가느라 애를 먹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김윤수: 문화예술나눔공동체 보짱을 창단하고 어떤 방식으로 재능나눔을 하는게 가장 효율적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다. 회원 대부분이 현재 문화예술계에서 바쁘게 활동하다 보니 1년에 1~2차례 공연을 위해 서로의 일정을 조절하기도 힘들었다. 또한 1년에 1~2번의 공연을 통한 재능 나눔은 좋은 결실을 이루기엔 너무나 미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가 무대에서 공연하기보다는 청소년들을 직접 가르치고 연습을 시켜서 무대에 세우고 보짱 회원들은 시간 날 때 마다 돌아가며 강사를 맡아주는 방식을 시도했다. 결과적으로는 큰 효과를 보게 됐다. 아무리 바쁜 회원도 1년에 1~2차례는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
-이번 뮤지컬 가스펠 4회 공연이 모두 무료 관람이었다.
정수훈: 7월14일은 동두천 지역 중고등학교 무료 단체 관람이 있었고 16일에는 동두천 지역 시민과 장애시설기관, 복지관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무료관람을 실시했다.
김찬양: 14일 공연때는 1, 2, 3회 세 차례 공연했는데 매회 예상 관람객수보다 약 200여명이 더 들어와 객석 통로와 무대 바로 앞까지 관람객이 몰렸다. 이렇게까지 엄청난 반응을 보일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진제공= 문화예술나눔공동체 보짱
-김찬양 군은 코리아 갓 탈렌트에서 3위를 하면서 알아보는 학생팬들이 많았을 텐데.
김찬양: 벌써 5년 전이라 이제는 잘 모른다.(웃음)
정수훈: 아니다. 김찬양군이 등장하면 두 가지 반응이 있었다. 여학생들의 비명, 그리고 남학생들의 질투로 인한 야유.(웃음) 물론 찬양 군의 아크로바틱 한 번에 모두 비명으로 바뀌게 되지만.
김윤수: 맞다. 5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량이 일취월장 했기에 저 또한 찬양 군의 무대 위에서의 움직임에 반하게 된다.
-2015년부터 12월부터 8개월간 준비했다고 들었다. 장기간의 프로젝트였는데 힘들었던 점은.
김윤수: 작년 12월 동두천 지역 11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뮤지컬 아카데미 1기를 모집했다. 4개월간은 대본이나 악보는 구경도 못하게 하고 오로지 기초 연기만 가르치고 배우게 했니다. 기초적인 발성, 안무, 노래 등 가장 기초적인 것만 반복하다보니 지루해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기초가 안정돼야 그 다음이 있기에 지루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기간 동안 40여명으로 시작했던 학생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 수업 방식을 바꿔야 하는지 고민도 많이 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인데 그렇게 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었나.
김윤수: 동두천시에 오게 된 지 1년이 채 안된 때였다. 조카가 동두천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댄스 동아리 경연대회를 한다기에 구경을 하러 갔다. 동두천 지역 11개 중고등학교 댄스 동아리의 공연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다.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하다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각 학교 11개 팀 모두가 국내 아이돌 그룹의 커버댄스를 추는 것이었다. 다른 춤을 추는 팀이 하나도 없었다. 힙합이나 비보잉도 없고 재즈댄스나 창작무용은 더더군다나 없었다. 11개 동아리가 너무나 똑같이 커버댄스를 추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다음날 궁금증을 못 참고 조사해 봤다. 그 흔한 발레학원이나 무용학원 힙합, 비보잉 학원이 하나도 없고 또 학생들을 통해 커버댄스 외에 다른 춤을 추거나 배우는 학생들을 수소문해 보았으나 단 한명도 찾을 수 없었다. 그 때 큰 충격에 빠졌다.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 다양한 문화를 선보여 주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고 그것이 뮤지컬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수박 겉핧기 식이 아닌 제대로 기초부터 가르치는게 이 아이들을 위한 길이라 생각하게 됐다. 결코 2~3달만에 기초를 완성할 수도 없고 완성도 있는 공연작품은 더더욱 불가능 하기에 8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그렇다면 공연에 참가한 고등학생들 8명만 8개월을 함께 해온 건가.
정수훈: 그렇다. 예수역을 맡은 학생이 공연을 불과 한달을 남겨 두고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 두었다. 사실 뮤지컬 가스펠은 저도 이번이 처음이었고 예수역 또한 처음이다 보니 너무나 심적 압박이 심했다. 그러니 이제 17~18살의 학생들이 8개월을 견뎌내기에는 무리한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끝까지 남은 8명의 학생들이 오히려 대단한 거다.(웃음)
김찬양: 열흘을 남기고 뒤늦게 합류했는데 처음 학생들을 봤을 때 깜짝 놀랐다. 고등학생이라고 보기엔 큰 체구의 여학생을 보고 놀랐고(웃음)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 눈빛들을 보고 또 놀랐다. 오히려 짧은 기간 동안 모든 걸 익혀야하는 제가 더 걱정됐다.
사진제공= 문화예술나눔공동체 보짱
-꽤 많은 경비가 들었을 텐데 어떻게 마련했나.
김윤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받게 되는 질문이었다. 그럴 때 마다 항상 어느 기관이, 어느 단체가 도움을 줘 무사히 준비할 수 있었다다. 실상은 참 힘든 시간이었다.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관할 시나 문화예술지원단체 등에 협조를 구하고자 백방으로 움직였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투표권이 없는 학생들이다보니 관심을 덜 가지는 것인지.(웃음) 직접 보고, 듣고도 어른들의 무관심이 일상이었다. 이 곳은 문화적인 행사를 아예 안하나 싶어 찾아보기도 했다. 꽤 많은 축제와 지역행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홍보도 거의 없고 참여 인원이나 관람 인원도 별로 없더라. 그런데도 매년 예산을 어찌 그리 잘 받는지 신기했다.
-동두천시나 문화예술지원단체에 지원을 요청했나.
김윤수: 예산신청을 여러 군데 해 보았다. 30여명의 내노라 하는 강사진과 8개월이라는 장기간의 프로젝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예산 신청에도 단 한번 채택이 되지를 않았다. 단 4회 공연으로 3,700 여명의 동두천 시민이 관람했다.
-뮤지컬 가스펠이 종교적 색채가 강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정수훈: 그렇지 않다. 전 세계 무수히 많은 나라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어 지고 있는 작품이 가스펠이고 가스펠을 만든 작가 또한 종교적인 메시지가 아닌 편하고 즐겁게 대중에게 성경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작품을 구상했다. 그리고 서울예대나 타 대학 연극영화과에서는 가스펠 작품을 뮤지컬의 입문서와 같이 생각한다. 학창 시절 거의 모든 학생들이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뮤지컬이 바로 가스펠이다.
김윤수: 공연을 올리기 불과 보름을 앞두고도 제작비를 마련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동두천기독교연합회에서 제작비를 지원했다. 처음엔 시민회관에서 공연하려 했으나 어떠한 지원도 없는 상태이다 보니 동두천성결교회 청소년비전센터에서 공연하게 됐다.
-뮤지컬 아카데미1기의 일정이 끝난 것으로 안다. 향후 계획은.
김찬양: 7월 24일 오후3시 남양주에서 초청 공연이 있다. 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다. 동두천의 꿈꾸는 아이들과 짧았지만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내년에도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정수훈: 벌써 10여 년간 뮤지컬 무대에서 일하다보니 조금은 나태해질 수도 있었는데 이번에 가스펠을 통해 동두천지역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하면서 잊고 지냈던 꿈들을 다시 한 번 끄집어낼 수 있었다. 김주은(중앙고2), 김은솔(중앙고2), 어은비(중앙고2), 최윤정(문영고2), 김다영(동두천고2), 김재희(동두천고2), 조현(신흥고2), 이은채(검정고시), 그리고 깜짝 출연한 김민솔(신흥중2) 모두들 잊지 못할 것 같다.
김윤수: 봉사와 나눔이 직업인 사람은 별로 없다. 저희들 또한 각자의 생업이 있고 뿌리가 있다. 뮤지컬 아카데미가 동두천시에 뿌리내리고 꿈을 꾸는 청소년들이 와서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동두천에 삶에 터전과 뿌리를 내리고 계신 분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 외지인이 아닌 동두천의 어른들이 아이들의 꿈을 들어주고 이루어 주는 시간이 빠르게 오기를 희망한다. 가스펠 아카데미2기가 꼭 탄생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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