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바둑 페스티벌’, 2016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가 8월 2일 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3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3일부터 5일까지 전남 강진, 영암, 신안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한·중·일·대만 단체바둑대항전’, ‘국제페어바둑대회(4개국)’ 와 ‘국제어린이 바둑대축제’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열린다.
지난해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개막식 기념사진.
2016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는 지난 2014년 시작됐다. 3년째다. (재)한국기원이 주관하고 전라남도와 강진군, 신안군, 영암군이 공동 주최한다. 이들 군에서는 우리나라 국수(國手) 계보를 잇는 김인(강진), 조훈현(영암), 이세돌(신안) 9단을 배출했으며, 3일간 국수들의 고향을 두루 돌며 열린다.
한국과 중국 등 4개국이 단판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릴 ‘한·중·일·대만 단체바둑대항전’에 한국은 랭킹 1·2위 박정환·이세돌 9단과 LG배 챔피언 강동윤 9단으로 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한국의 정예로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는 시드를 배정받아 출전하지 않았었다.
숙적 중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원 세계대회 우승경험이 있는 저우루이양, 천야오예, 판팅위 9단으로 팀을 꾸렸다. 쌍두마차라 할 커제와 스웨가 빠졌지만 어차피 중국랭킹 1위~10위는 그날의 컨디션일 뿐 기량 차이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쉬운 상대가 없는 것이다.
중국에 비해 선수층이 엷은 한국은 통합예선전처럼 전면전으로 맞붙을 경우 중국에 많이 불리하다. 올해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는 한국 191명, 중국 84명, 일본 21명, 대만 21명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한국은 겨우 3명(일본은 1명이며 대만은 전멸)이 살아남은 데 반해 중국은 무려 14명이 예선을 뚫었다.
하지만 정예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본선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한국에는 박정환, 이세돌, 김지석, 강동윤, 신진서 등이 있고, 중국이 숫자가 많다 해도 자국 선수끼리 만나는 경우가 잦아 8강쯤 되면 어느새 비율이 균형을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중국의 세계대회 우승 횟수가 많긴 하지만 박정환이 입단 후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중국기사들을 상대로 13연승을 거두고 있다) 올해 세계대회 우승컵은 한국과 중국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 선수단. 왼쪽부터 이세돌 9단, 박정환 9단, 우기종 전남 정무부지사, 김인 단장, 최철한 9단.
한편 이 대회에 첫 선을 보이는 일본은 위정치 7단, 후지타 아키히코 5단, 시바노 도라마루 등 신예들을 중심으로 팀을 만들었고, 대만은 천스위안 9단, 샤오정하오 9단과 왕위안쥔 7단이 출전하는데 일본보다 전력이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제한시간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지는 단체바둑대항전의 우승상금은 5000만 원, 준우승상금 2000만 원이다. 지난해에는 ‘한·중 단체바둑대항전’ 형식으로 열려 한국이 종합전적 5 대 4로 이기며 우승했었다.
역시 4개국이 토너먼트로 겨룰 ‘국제페어바둑대회’에는 이창호 9단-오유진 2단(한국) 팀을 비롯해 창하오 9단-위즈잉 5단의 중국과 요다 노리모토 9단-셰이민 6단(일본)의 일본 팀, 그리고 대만의 저우쥔쉰 9단-위리쥔 초단이 출전한다. 볼거리는 오히려 이쪽이 많을 것이라는 대회 관계자의 귀띔이 있었다.
페어대회는 제한시간 30분에 초읽기 40초 3회씩이 주어지며, 페어 부문의 우승 상금은 2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00만 원이다.
프로 대회와 별도로 ‘국제어린이 바둑대축제’를 펼친다. 한·중·일은 물론 태국·호주·뉴질랜드·러시아·멕시코·이스라엘·프랑스·체코·세르비아·우크라이나 등에서 참가한다. 올해는 해외 선수단 400명에 국내 선수단 600명 등 모두 1000여 명이 출전한다. 이들은 ‘국제어린이대회’, ‘100 대 100 교류전’, ‘국제 최강 64강 대항전’ 등을 펼치며 바둑 축제를 즐길 예정이다. 어린이들은 바둑 축제 다음날인 6일에는 남도 투어 및 쇼핑을 통해 남도문화체험에도 나선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