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처럼 품을 넉넉하게 입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정치권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상당수 정치인들이 선거철이 되면 전문가들로부터 ‘코디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지 전문가들로부터 대권 3강으로 꼽히는 김무성·문재인·안철수 전 대표들의 숨겨진 ‘패션 코드’를 들어봤다.
# 김무성, 아재 스타일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평소 직접 옷을 고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대표 측은 “김 전 대표는 같은 옷을 오래 입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이러한 김 전 대표 패션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재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트럼프처럼 품을 넉넉하게 입는 것이 특징이라는 것이다.
▲김 전 대표 패션을 보면 트럼프가 연상된다. 체형과 옷을 크게 입는 스타일 등이 비슷하다. 물론 김 전 대표가 트럼프처럼 정치적으로 의도하고 입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강진주 퍼스널 이미지 연구소 소장)
▲‘무대(무성 대장)’라는 별명처럼 김 전 대표 외면과 패션이 잘 어울린다. 김 전 대표 패션은 전형적인 한국 유교 사상을 드러내고 있다. 마치 ‘남자가 멋 내면 가벼워 보여’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김 전 대표는 목이 짧아 넥타이를 하면 목이 답답해 보인다. 요새는 타이를 매지 않고 셔츠의 첫 번째 단추를 여미지 않는데 너무 ‘올드’해 보인다. 변화를 추구하는 시대에, 특히 젊은 층에게 지금과 같은 ‘상남자 스타일’로 어필하기엔 힘들 것 같다. (정연아 이미지 테크 연구소 대표)
# 문재인, 엘리트 스타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가식을 싫어하는 성격 그대로 패션에 있어서도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고 한다. 평소 검은색 또는 감색 정장에 부드럽고 온화한 넥타이 색으로 스타일링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문 전 대표에 대해 ‘자연스럽고 엘리트한 스타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 전 대표는 이미지에 맞게 스타일링을 잘하는 편에 속한다. 사실 문 전 대표가 추구하는 정치색과 엘리트적인 스타일링은 맞지 않는다. (강진주 퍼스널 이미지 연구소 소장)
▲흰머리와 안경은 인자한 느낌도 주지만 동시에 지친 느낌도 준다. 보완을 위해 넥타이 전략이 중요해 보인다. 문 전 대표는 넥타이가 어울리는 타입이다. 그런데 매번 중요한 순간에 넥타이가 빠져 아쉽다. 남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할 필요가 있다. (홍순아 휴먼 아카데미 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한다.
# 안철수, 변화무쌍 스타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치 입문 초기에 비해 스타일링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평소 안 전 대표는 흰색 셔츠에 가방을 자주 메고 다닌다. 또 파란색 계열에 하얀색 사선 무늬가 들어가 있는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즐겨한다. 전문가들은 파란색 계열 넥타이가 신뢰성과 추진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치 입문 초기 안 전 대표 헤어스타일은 이마를 가려 내린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2012년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이나 신당 창당 땐 이마가 보이도록 머리를 올렸다. 이렇듯 전면에 나설 땐 어김없이 머리 스타일에 힘을 줬는데 의도했다고 생각한다. 안 전 대표 얼굴엔 임팩트가 없기 때문에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주로 착용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더 과감하게 패션을 바꿨으면 좋겠다. 넥타이 없는 하얀 셔츠보다는 콤비나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어보는 것도 안 전 대표 주 지지층인 젊은 세대의 지지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강진주 퍼스널 이미지 연구소 소장)
▲안 전 대표는 정치적 입지를 굳히면서 패션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가령 정치 입문 초반엔 정장 공식을 따르지 않았지만 근래엔 굉장히 신경 쓰는 모습이다. 이를테면 셔츠 소매 길이가 재킷 소매 길이보다 1~1.5cm 길어야 한다. 초반엔 재킷 소매가 더 길었으나 근래엔 정확히 공식을 지키고 있다. 또 팔이 짧고 손가락이 짧은 체형을 갖고 있는데 체형을 보완하는 스타일링을 하고 있다. (정연아 이미지 테크 연구소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즐겨하는 파란색 계열 넥타이는 신뢰성과 추진력을 어필한다. 박은숙 기자
전문가들은 “의상도 정치”라고 말했다. 강진주 소장은 “듣는 이들은 말하는 이의 언사에 앞서 ‘어떤 이미지인가’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를 판단한다. 의상은 언사와 연계돼 임팩트가 더욱 커진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선거 전 셔츠의 팔 부분을 접거나 넥타이를 낮게 매거나 매지 않는 등의 모습으로 많이 등장했다. 이는 ‘근육 있는 젊은 남성이 어지러운 정국에서 미국을 구하겠다’는 메시지가 들어있었다. 또 그 메시지가 통했다”고 설명했다.
정연아 대표도 “의상은 드레서의 철학, 성향과 성격 등을 나타낸다.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의상의 노출도가 더욱 빈번해졌다. 정치인도 패션을 정치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박 대통령 패션 점수는? 노란 재킷 입고 열병식 참석 ‘뭣이 중헌지 모르고…’ 강진주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 패션에 대해 10점 만점 중 9점을 줬다. “박 대통령은 컬러 정치를 제일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7월 8일 있었던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오찬을 예로 들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핑크색 재킷을 입었다. 강 소장은 “핑크색은 비즈니스적 의미가 배제돼 있다. 오히려 융화, 회유, 조화를 뜻하는 색이다. 특히 여성이 핑크색을 사용하면 여성적 이미지를 더욱 부각할 수 있다. 지난 오찬 또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잘해보자’는 취지로 입었다고 생각한다. 잘 사용했다”고 말했다. 반면, 정연아 대표는 의상 예절을 꼬집으며 10점 만점에 6점을 줬다. 정 대표는 “공식 석상엔 짙은 색 정장을 입는 것이 매너다. 특히 직급이 높을수록 튀는 색을 사용하면 안 된다. 박 대통령이 입는 한복도 전통 컬러를 쓰지 않고 화려한 색을 사용해 중국풍 느낌이 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박 대통령이 중국 열병식에 참석했을 때의 옷을 얘기하며 “당시에 노란색 재킷을 입었다. 박 대통령은 평소 상대 국가를 배려해 스타일링을 한다. 가령 이란을 방문할 때 ‘히잡’을 착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향을 봤을 때, 당시에도 중국 국기의 노란 별을 의식해 전략적으로 노란색 재킷을 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노란색은 중국에서 황제의 색이다. 의상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한 “박 대통령이 즐겨 입는 재킷의 칼라는 차이나 칼라로 군복 스타일, 재킷의 라인은 한복 라인이다.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모습에서 차용한 것이다. 차이나 칼라는 ‘여자 대통령이지만 국방에도 강하다’는 자신만의 메시지를 넣은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패션에서 퓨전은 (공식적 자리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홍순아 대표는 10점 만점에 7점을 줬다. 홍 대표는 “고상함과 우아함, 교양 있는 스타일”이라고 정리했다. 특히 “항상 힙을 덮는 기장의 재킷과 넉넉한 품으로 중성적인 이미지를 어필한다. 유행보다는 자신의 스타일이 명확하고 연설에 맞는 정체성을 입는다. 컬러와 코디에 집중한다. 여성스러운 헤어스타일과 제스처에 중성적인 스타일링으로 전체적인 일관성은 적다. 하지만 항상 상대 중심의 의상 콘셉트를 취해 신뢰 전달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민] |
여의도 베스트 드레서는 나경원 전문가들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정세균 국회의장 등을 ‘패션 피플’로 뽑았다. 정연아 대표는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을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했다. 정 대표는 “나 의원은 정치인 가운데 옷을 가장 잘 입는다. 특히 상황에 맞게 컬러를 잘 사용한다. 국회의원으로 막 정계에 입문했을 땐 밝은 컬러의 정장을 입었다. 그러나 비중 있는 직책을 맡을 땐 정장 컬러가 짙어졌다. 특히 19대 국회 후반기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았을 땐 ‘블루 블랙’ ‘딥 와인’ 등 착용하는 정장 컬러가 매우 짙어졌다. 개성을 표출하면서 격식에 맞게 잘 입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 소장은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과 정세균 국회의장을 꼽았다. 강 소장은 “유 의원은 전체적인 스타일링이 매우 좋다. 특히 넥타이 컬러 선택이 탁월하다. 입술이 얇고 부드러운 이미지라 부드러운 컬러가 잘 어울리기도 한다. 다만 유 의원은 피부 때문에 약간 피곤해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부분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강 소장은 “정 국회의장은 옷을 크게 입긴 하지만 ‘핏’이 나쁘지 않다. 넥타이는 연두색 등 부드러운 색을 자주 착용한다. 본인이 갖고 있는 ‘미스터 스마일’ 이미지에 맞게 온화함을 의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피플’까지는 아니지만 의상을 정치적으로 잘 활용하는 정치인으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거론됐다. 정 대표는 “홍 지사는 색깔을 참 잘 이용하는 분이다. 그는 붉은색 넥타이를 애용한다. 성씨가 ‘홍’이다. 때문에 붉을 ‘홍’을 연계해 붉은색 넥타이를 애용하는 것 같다. 홍 지사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 소품”이라고 말했다. [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