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은 밸류얼라이언스에 속한 항공사의 홈페이지에서 동맹사의 노선과 운임을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다. 소속 항공사 8곳은 앞으로 예약 시스템을 통합해 좌석을 공동 판매하는 코드셰어를 시행하고 각 항공사의 마일리지와 라운지를 공유할 계획이다.
지난 5월 16일 밸류얼라이언스에 참여한 8개 항공사 CEO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진제공=제주항공
이용자 입장에서는 중·장거리 여행을 더 저렴한 가격에 쉽게 할 수 있다. 지금까지 LCC를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나 호주를 간다면 각 항공사 홈페이지에 일일이 들어가 환승 지역과 시간 정보를 확인해야 했다. 또 해외 항공사의 요금 정보를 정확히 몰라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많은 승객들이 중·장거리여행을 할 때는 대형 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를 이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밸류얼라이언스 소속 저가 항공사들의 통합 서비스가 시행되면 최적의 노선, 요금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다. 또 소속 항공사들의 취항지가 늘어나면 다구간 여정의 여행을 계획하기 수월해진다.
제주항공은 밸류얼라이언스 소속의 다른 LCC 홈페이지에 제주항공이 노출됨에 따라 판매 확대 및 인지도 상승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영업비용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취항 도시에서 해당 국적기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지 판매대행 업체를 활용해왔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해외 고객층이 넓어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밸류얼라이언스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우선 비용에 관한 문제다. 저가항공사에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지만 당장 필요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FSC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의 경우를 비춰봤을 때 네트워크 구성 및 소프트웨어 설치 등에 각 항공사가 써야 하는 돈은 2000억 원가량 예상되지만 FSC와 달리 LCC는 매출이 높지 않다”며 “장기적인 전망을 고려하다 당장 비용 문제가 생겨 동맹이 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가항공사의 경우 대형 항공사들처럼 매출이 많지 않아 동맹체 가입·유지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6080억 원이다. 이스타항공이 약 2894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저가항공사로서 제주항공의 매출은 눈에 띄지만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11조 원)이나 아시아나항공(5조 원)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동맹체를 이끌 항공사와 총괄부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받고 있다. LCC는 서로 겹치는 노선이 많고 운항 범위도 짧아 관리가 특히 중요한데 결정권자가 없어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제주항공이 LCC지만 나중에라도 중·장거리 노선을 편성할 수 있는데 그러면 동맹사끼리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현재 한국에서 싱가포르를 제주항공으로 간다면 동맹사의 항공기로 환승해야 하는데 제주항공이 한국-싱가포르 직항 노선을 만든다면 동맹사들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LCC 자체의 문제점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항공업계 한 전문가는 “항공기가 지연돼 환승 시간에 영향을 미쳐 추가 손해를 보는 사례를 FSC 동맹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며 “지연이나 결항되는 경우가 이보다 훨씬 많은 LCC는 이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지난해 전국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항공서비스 관련 상담 사례를 조사해 발표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승객 100만 명당 상담건수로 환산했을 때 제주항공의 지연, 결항 등 운항 관련 상담은 23.6건으로 아시아나항공(8.3건)과 대한항공(5.3건)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LCC의 운항·안전문제는 동맹의 문제가 아니라 항공사 자체 문제다. 주로 항공기의 결함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항공사가 항공기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다시 말해 동맹을 결성한다고 해서 LCC의 주요 문제로 지적되는 운항·안전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용자들이 한 항공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면 동맹 소속 다른 항공사들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밸류얼라이언스 서비스는 동맹 결성 후 석 달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 없이 제자리걸음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협의해서 결정하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밸류얼라이언스 소속 LCC 실무자들이 수시로 논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밸류얼라이언스에 대한 우려가 기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직 서비스 시행도 하기 전인데 벌써 우려의 목소리를 낼 필요는 없다”며 “LCC가 몸집을 키워 FSC와 붙는 형태라 오히려 기대되는 부분이 많고 앞으로는 LCC 동맹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CC 자체 문제점에 대해서는 “LCC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그에 대한 낮은 서비스도 다 포함된 것이니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항공 동맹체 가입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을 모회사로 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동맹 대신 아시아나항공의 노선을 연계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항공사 간 협업은 하고 있지만 효과가 어떤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굳이 동맹까지 검토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네트워크 강점 노선 부족 약점…이스타항공 가입한 ‘유플라이얼라이언스’ 지난 1월 18일 저가항공사(LCC)들인 럭키에어, 우루무치에어, 웨스트에어, 홍콩익스프레스가 항공 동맹체인 유플라이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LCC로만 이루어진 항공 동맹은 유플라이얼라이언스가 최초다. 지난 7월 28일에는 이스타항공이 가입해 다섯 번째 회원사가 됐다. 유플라이얼라이언스는 밸류얼라이언스와 마찬가지로 동맹사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해 노선을 공유할 계획이다. 서비스 시행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7월 28일 이스타항공이 유플라이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유플라이얼라이언스는 리딩 항공사가 없는 밸류얼라이언스와 달리 홍콩익스프레스가 리딩 역할을 하고 있다. 동맹과 관련된 모든 결정과 분쟁은 유플라이얼라이언스 위원회에서 다룬다. 위원회 대표는 앤드류 코웬 홍콩익스프레스 대표가 맡고 있으며 위원회 회장은 마지민(馬志敏) 홍콩익스프레스 사장이다. 또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동맹사들이 모두 중국과 홍콩을 거점으로 두고 있어 회사 간 네트워크 연결이 비교적 원활한 게 강점이다. 그러나 밸류얼라이언스에 비해 노선이 부족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유플라이얼라이언스의 노선은 한·중·일을 비롯해 대만, 미얀마,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8개국이다. 이스타항공이 가입함에 따라 말레이시아가 추가될 예정이다. 반면 밸류얼라이언스는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포함한 25개국에 노선을 두고 있다. 취항지도 밸류얼라이언스가 160개 도시로 85개 도시인 유플라이얼라이언스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유플라이얼라이언스는 밸류얼라이언스에 대해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유플라이얼라이언스는 성명을 통해 “밸류얼라이언스가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LCC 산업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 역시 “우리는 우리대로 일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