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과 강수지는 교제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 가까이 되어간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실제 사귀어보는 것이 어떠냐”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싫은 기색을 하지 않으면서도 애써 부인했다. 그러다 보니 방송가에서는 두 사람이 실제 교제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오갔다.
그들의 교제 사실이 비교적 늦게 알려진 이유는 두 사람의 성격 탓이다. 섬세하고 소심한 편인 김국진은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것을 삼가는 편이다. 술자리를 즐기는 편도 아니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속 얘기를 터놓는 경우도 드물다.
SBS ‘불타는 청춘’의 한 장면.
강수지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2003년 이혼 후 홀로 살고 있는 김국진과 달리 강수지는 2006년 이혼 후 딸을 키우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지면 자칫 딸아이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비밀을 유지해왔다는 주변의 전언이다.
김국진과 강수지는 <불타는 청춘>에 출연하면서도 이미 수차례 서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곤 했다. 강수지는 스스럼없이 김국진을 ‘오빠’라 불렀고, 김국진 역시 크게 티 내지는 않으면서도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결국 마른 몸매를 가진 두 사람은 ‘치와와 커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불타는 청춘>의 공식 1호 커플로 등극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김국진은 굉장히 조심스럽고 예민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동안 그에게 호감을 갖는 여성이 있어도 관계가 진전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불타는 청춘>에 출연하며 공식적으로 매주 강수지를 만날 수 있었고 커플로 맺어졌기 때문에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장기간 서로에 대해 알아갈 기회가 있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무르익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것은 <불타는 청춘>보다는 타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김국진이 9년째 진행하고 있는 MBC <라디오스타>의 동료 MC들은 누구보다 김국진의 행복을 비는 동료들이다. 그들은 김국진에게 짓궂게 강수지와의 관계를 물으며 두 사람을 응원했다. 이때 김국진은 강수지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김국진을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은 “이례적인 반응”이라고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김국진은 케이블채널 tvN <집밥 백선생>에서도 핑크빛 기류를 보였다. 항간에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백종원이 이미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난 6월 방송된 <불타는 청춘>에서 김국진이 강수지를 위한 생일상을 준비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백종원이 이 생일상을 차리는 데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김국진이 손수 준비한 미역국과 갈비를 맛본 강수지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SBS ‘불타는 청춘’의 한 장면.
실제로 한 매체는 두 사람의 교제사실을 보도하며 결혼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국진의 소속사 측은 교제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은 때가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이혼의 아픔을 겪은 후 긴 시간이 흘렀고, 그만큼 조심스럽게 서로를 알아간 만큼 결혼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어 부부가 된 이들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단연 첫 손에 꼽히는 부부는 유재석-나경은이다. 두 사람은 MBC <무한도전>이 오작교를 놓았다. 평소 유재석은 아나운서가 이상형이라고 말해왔고, 나경은이 <무한도전>에 목소리 출연했던 것을 계기로 가까워졌다.
유재석과 절친한 신동엽 역시 예능을 통해 아내를 만났다. 신동엽은 2001년 MBC <섹션TV 연예통신>의 조연출이었던 선혜윤 PD가 연극 <가스펠>에 출연 중이던 그를 취재나왔을 때 처음 만났고 이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신동엽의 러브하우스’의 MC와 조연출로 재회 후 결혼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 외에도 주영훈-이윤미 부부는 지난 2004년 주영훈이 진행하던 SBS <창과 방패>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대단한 도전’에 함께 출연하며 연인으로 발전한 후 한 이불을 덮는 사이가 됐다.
실제 커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김종국-윤은혜, 개리-송지효가 각각 SBS 예능 프로그램 <X맨>과 <런닝맨>에서 커플을 이룬 후 대중의 절대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한 방송사 예능국 PD는 “예능 프로그램 녹화는 통상 4시간 이상 촬영하며 매주 진행된다. 게다가 촬영을 마친 후 회식을 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일도 잦다”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편인 연예인들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명목으로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지다 사랑이 싹트는 경우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고 귀띔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