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북도교육감
드림클래스 캠프는 삼성그룹이 대학생을 모집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중학생에게 3주간 영어와 수학을 가르쳐주도록 하는 사회공헌사업이다. 그러나 전북도교육청은 2014년 겨울방학 돌연 불참 방침을 밝히고 지금까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사업 신청을 하지 않은 데에 대해 “김승환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맞지 않다”는 이유를 댔다.
드림클래스 불참으로 인한 도내 저소득층 중학생과 대학생들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교육청의 학생 추천이 있었던 2013년 여름·겨울방학과 2014년 여름방학에는 총 780명이 캠프에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90% 이상이 전북지역 중학생들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열린 겨울 캠프에서는 도교육청이 학생 추천을 하지 않아 총 241명의 캠프 참여 학생 중 전북지역 학생은 국방부와 소방방재청·국가보훈처 등에서 추천받은 36명에 불과했다. 전북대생들은 적게는 46명에서 많게는 56명까지 강사로 참여했었다. 그러나 전남대에서 진행된 지난해 여름 캠프에서는 전북대 학생은 20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도의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장명식 도의회 교육위원장은 지난 4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승환 교육감이 올여름에도 드림 클래스 방학캠프를 거부해 학생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장 위원장은 “중학생의 실력 향상과 대학생의 학비 마련에 큰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며 교육감을 설득해왔으나 끝내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교육감이냐”고 성토했다.
전북교육청은 이에 대해 “이 사업은 교육청이 교육과정과 운영 장소 등에 대해 전혀 개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기업이 학생 교육을 직접 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교육기관에 대한 모독”이라고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전북교육청은 “삼성이 진정으로 장학사업을 하겠다면 교육기관이 교육을 맡아 하도록 기금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며 “삼성의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방학캠프 참가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김승환 도교육감은 지난해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전북지역 학생을 취직시키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김 교육감은 이 글에서 “전북도교육청이 삼성과의 관계에서 거부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약 3년 전부터 관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에 우리 전북지역의 학생들을 취직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해놓았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그 이유를 따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도교육청 관계자는 “삼성 반도체사업부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장이 백혈병을 비롯한 각종 직업병을 유발한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학생 안전 차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한 말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육감의 이러한 행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에 사는 한 시민은 “지역 학생들이 교육과 취업에서 소외되는 것보다 교육감의 독단적인 가치가 중요한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감이 삼성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드림 클래스나 취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