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운암리에 청주시가 운영하고 있는 물놀이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어린이들.
물놀이장이나 야외 수영장은 먹는 물 수준의 깨끗한 물을 사용토록 법에 규정돼 있지만 청주시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모양이다. 시설을 이용한 아이들의 부모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운암리에 위치한 청주시 옥화자연휴양림은 지난달 22일 1만 2500㎡의 면적에 20억 원(국비 10억, 시비 10억)을 들여 야영캠핑장 40면을 개장해 기존에 운영하는 휴양림 시설과 함께 청주시가 운영하고 있다.
물놀이장은 통합 청주시 이전인 구 청원군 시절부터 운영해 왔으며 휴양림 관리소 고개 너머 계곡 속에 있는 물놀이장은 야영장에 캠핑을 오거나 휴양림을 방문한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의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다.
이 물놀이장은 길이 23m 넓이 13m의 200여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중형급 크기로 사용되는 용수량만 1일 540톤가량이다. 가뭄 이전에는 상류에 사방댐을 막아 물을 담수해 계곡물을 사용해 왔으나 지난해부터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강수량이 적어 용수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물놀이장 용수 확보를 위해 지난해 약 5000만 원의 예산으로 지하수를 개발해 물놀이장 용수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휴양림 내 다른 공사에 밀려 사전 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수 개발은 같은 번지 내에서 다수의 지하수를 확보하거나 1일 100톤 이상의 지하수를 확보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며 농어촌공사의 ‘지하수 영향조사’ 후 지하수를 개발해야 한다.
청주시는 야외 캠핑장 개장일인 22일에 맞춰 물놀이장을 개장했으나 수영장 용수 부족으로 난관에 부딪치자 긴급하게 지난달 28일, 29일 30일 3일간 지하수 개발을 서둘러 지난 1일 90톤이 나오는 곳을 지하수공을 개발했다. 하지만 철분성분이 과다하게 포함돼 물놀이장 용수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 지역은 충북 보은군 접경에 있는 상당구 미원면 운암리 일대로 방에 까는 구들을 생산하던 지역이라 암반 대부분이 황철석을 띠고 있어 지하수에 철분성분이 과도하게 포함돼 있다. 따라서 먹는 물 수준에 맞는 용수를 찾기가 어려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물놀이장 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청주시는 임시 자구책으로 인근에 접해 있는 준용하천인 옥화대 하류 달천천에서 흘려주는 농수로에 지난 1일 펌프장 공사를 완료해 별다른 여과 없이 물놀이장 용수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청주시가 물놀이장 용수로 활용하는 농업용수를 퍼올리는 농수로 전경.
청주시의 늑장 행정도 도마에 올랐다. 청주시의 발 빠른 조치가 있었으면 물놀이장 용수로는 부적합한 농업용수를 임시방편으로 끌어다 쓰지 않았을 것이라는 비난이 일부에서 일고 있다.
그동안 청주시는 지난 6월 옥화자연휴양림 요금제 조례개정을 청주시의회를 통해 진행했다. 이어 지난달 12일 야외 캠핑장 공사 준공과 함께 23일 문을 열었으며 야외 캠핑장 중간에 설치돼 준공된 미니 물놀이장은 지하수 용수 확보에 실패해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정부에서 권장하거나 법에 명시된 수영장에 관한 기준은 ‘체육시설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 제 23조’, ‘별표 6 안전·위생기준 2의 (사)항 수영장 업에 따라 4),5),6),7)항목에 따라 수영장 수질의 기준에 적합하게 맞춰야 한다.
가장 중요한 (사)항의 6)항목을 보면 “수영조의 욕수는 다음의 수질기준을 유지해야 하며 욕수의 수질검사방법은 ‘먹는 물 수질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른 수질검사방법에 따른다”고 명시돼 있다.
이 법률조항이 없다 해도 물놀이장 용수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농업용수를 야외 물놀이장의 용수로 사용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행위다.
청주시가 물놀이장 용수 확보를 위해 농수로에 설치한 용수 펌프 시설.
또 “물놀이장 용수는 지역이 황철석 암반 지역으로 지하수 사용이 불가해 인접한 하천 물을 적법한 여과 장치를 이용해 수영장 수질에 맞는 먹는 물 수준의 용수를 공급할 대안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부적절한 농업용수 사용에 대한 질문에는 “수영장과는 형태가 별개인 물놀이장은 관리가 다른 것으로 안다”며“정확한 내용을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영장의 수질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충북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수영장과 물놀이장 모두 대중이 물놀이를 위해 이용하는 곳은 해당 법률 적용이 다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청주시가 옥화휴양림 물놀이장을 수영장이 아닌 물놀이장으로 애써 분류하며 제대로 된 관리 및 용수에 대해 근시안적인 사고로 일관하고 있어 휴양림의 물놀이장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의 위생과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남윤모 기자 ilyos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