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스 은퇴 선언.사진은 펠프스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리우데자네이루 AP=연합뉴스)
[일요신문] 마이클 펠프스(31·미국)가 공식적인 은퇴 선언을 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에서 대회 첫 5관왕과 개인 통산 올림픽 금메달 23개를 거머쥔 ‘수영 황제’의 퇴장 소식에 충격이 아닌 감동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펠프스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의사를 밝혔다.
펠프스는 “나의 레이스는 그게(23번째 금메달을 딴 혼계영 400m 결승) 마지막이었다. 그게 바로 어젯밤 감정이 격해졌던 이유(금메달을 따는 순간 눈물을 글썽인 모습)”라고 설명했다.
이어 “런던 올림픽 때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같은 말을 했지만 그 당시엔 뭔가 더 할 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다. 어젯밤이 최고의 마무리였다”고 말했다.
‘펠프스 은퇴’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혼계영 400m에서 미국 대표팀의 금메달을 합작하고 대회 일정을 마무리한 마이클 펠프스(왼쪽에서 두 번째)가 시상식 후 동료와 함께 ‘고마워요 리우’(THANK YOU RIO!)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수영황제’ 펠프스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말해온 리우 무대에서 이날 대회 첫 5관왕에 올라 개인 통산 올림픽 금메달 수를 23개로 늘리며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리우데자네이루 AP=연합뉴스)
펠프스는 약혼녀 니콜 존슨과의 사이에서 지난 5월 태어난 아들을 언급하며, “4주간 떨어져 지내다 어제 처음 봤는데 그새 아들 부머가 너무 많이 컸더라”며 “부머의 기저귀를 갈아줬더니 나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앞으로는 이렇게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는 인명 구조를 위해 수영하고 싶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익사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며 “아이들이 물에서 좀 더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더 많은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며 살아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펠프스는 15세 소년이던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5회 연속으로 물살을 가른 펠프스는 이번 대회까지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을 역대 최다인 28개(금메달 23개·은메달 3개·동메달 2개) 획득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지난 8일 단체전 계영 400m에서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수확한 뒤 10일 접영 200m와 계영 800m에서 연속 우승, 12일 개인혼영 200m에서 4연패에 이어 마지막 레이스인 혼계영 400m에서까지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출전한 8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수확한 베이징 대회에서는 명실상부한 ‘가장 위대한 올림픽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약혼녀 니콜 존슨이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아들 부머를 안고 리우올림픽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전을 관람하고 있다. 오른쪽은 펠프스의 엄마 데비.(리우데자네이루 AP=연합뉴스)
펠프스는 2012년 런던올림픽 후 음주와 대마초 흡연 등으로 방황했지만 2014년 4월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당초 31세의 나이와 2년간의 선수공백 등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 속에서 리우올림픽을 준비하고 이겨냈다. 이제 그가 과연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나서냐가 관심사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은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아들 부머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명예회복이었던 것은 이미 알려진 이야기이다.
수영뿐만이 아닌 올림픽 레전드로 남게 될 ‘수영 황제’ 펠프스는 “앞으론 오랫동안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잘 있으라”라는 마지막 인사를 뒤로 한 채 자리를 떠났다.
최고의 ‘수영 황제’ 자리에서 자랑스런 아버지의 자리로 떠나는 그에게 은퇴 선언은 충격이 아닌 감동의 시작임을 그를 지켜봐온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굿바이 수영 황제! 굿대디 펠프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