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먼저 안 지사가 제안한 지역차등전기요금제와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는 ‘박근혜 정부의 에어컨 요금 폭탄으로 성난 민심 달래기용’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더민주의 한 보좌관은 “이 법은 대선공약이나 다름없다. 지역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렇게 국회를 향해 법을 제안하면 중앙정치 인사들이 안 지사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물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물 관리기본법 역시 국가 과제의 성격이 강하다.
최근 안 지사는 더민주 국회의원들과 스킨십을 넓혀가고 있다. 8월 3일에는 야당 의원들을 만나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건의했다. 종합대책의 내용 중에는 ‘전국 모든 화력발전소의 오염저감장치를 개선, 석탄화력증설을 중단’이 담겨있다. 화력발전소가 집중된 충남도를 위한 건의처럼 보이지만 ‘미세먼지’는 전 국민의 관심사다. ‘안희정법’을 천천히 뜯어보면 대선공약의 색채가 진하게 깔려 있다. 8월 8일 충남도청이 제안한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한 5개 과제” 역시 대권행보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 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를 비교하기도 한다. 앞서의 더민주 관계자는 “박 시장이 내세울 수 있는 브랜드가 없는 게 사실이다. 실적이 없다는 말이다. 박 시장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런 면에서 박 시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청년수당으로 대립하며 존재감을 부각한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원래 그 ‘포지션’은 이재명 성남시장 자리다. 박 시장이 끼어들 틈이 없다. 반면 안 지사는 국회를 이용해 법안을 제안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충남도지사가 이렇게 자주 언급된 적이 있었나”라고 말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