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연예인은 누구나 군 복무를 해야 하며 전역 이후 연예계 복귀 역시 고민의 대상이다. 물론 군 복무로 이미지는 상승효과를 누리지만 공백 기간 동안 달라진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과거의 인기를 잃고 도태될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남자 연예인들이 군 입대를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연예계에는 군 복무 중 사건사고에 휘말린 남자 연예인들이 여럿 있다. 이들의 연예계 컴백은 어떻게 이뤄질까.
내년 초 방송 예정인 tvN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가제) 주연으로 신민아와 이제훈이 최근 확정됐다. 사실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으로 가장 유력했다고 알려진 배우는 이민기였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한 이민기는 지난 8월 3일 소집 해제됐다. 이민기는 영화 <황제를 위하며> <연애의 온도> <몬스터> 등을 거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뚜렷하게 남긴 뒤 군에 입대했다. 이런 존재감으로 인해 소집 해제를 앞두고 일찌감치 컴백작 관련 논의가 오갔고 이 과정에서 <내일 그대와>에서 신민아와 호흡을 맞추는 것으로 캐스팅 관련 논의가 진지하게 진행됐다.
이민기가 성폭행 사건에 휘말렸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드라마 출연도 불투명하게 됐다.
사실상 확정 단계로 굳어져 가던 캐스팅은 이민기가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틀어지고 말았다. 관련 보도가 나오자 tvN 측은 “이민기의 출연이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었다”고 공식입장을 냈고 결국 이민기의 출연이 무산됐다. 이민기의 경우 본인이 아닌 지인의 성폭행 사건에 잠시 연루됐던 것일 뿐이며 피해자 역시 이민기에 대한 고소는 오해였음을 밝힌 상황이다. 결국 해프닝 정도에 불과한 사안이었지만 이는 그의 ‘화려한 소집 해제’가 불가능하도록 만들고 말았다. 그렇지만 성폭행 피소의 부담은 깔끔하게 덜어낸 만큼 현재 이민기 측은 조심스럽게 컴백 작품 선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가장 연예계를 시끄럽게 만든 사건은 단연 박유천 성폭행 피소 사건이다. 한 건도 아닌 네 건의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터라 연쇄 효과까지 더해졌다. 그렇지만 네 건의 성폭행 피소 사건에서 박유천은 모두 무혐의를 받았다. 오히려 첫 번째 고소 여성과 사촌오빠, 남자친구 등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다만 박유천은 네 건 가운데 한 건에서 성매매 혐의를 받고 있어 검찰 수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유천은 내년 8월에 소집 해제될 예정으로 아직 1년여의 시간이 남아 있다. 따라서 아직 소집 해제 이후 연예계 컴백 계획을 언급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그렇지만 워낙 큰 이슈에 휘말린 터라 앞으로의 1년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을 당시 박유천 측은 “어떤 혐의라도 범죄가 인정될 경우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는 초강수를 둔 바 있다. 당시에는 성폭행 피소가 핵심 사안이었는데 네 건에서 모두 무혐의가 나오면서 박유천은 연예계 은퇴 위기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매매 혐의가 아직 남아 있다. ‘어떤 혐의라고’라고 밝힌 만큼 성매매 혐의가 입증돼 사법처벌을 받게 될 경우에도 은퇴 선언이 유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박유천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이 매우 크다. 특히 ‘화장실’이라는 키워드와 엮인 사건 정황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이 너무 심해 ‘무혐의’라는 수사 결과로도 이 부분이 극복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사건의 시발점이 된 첫 번째 고소녀와 그 일행이 무고와 공갈 혐의로 사법처벌을 받을 위기에 놓이면서 박유천 동정론이 형성돼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박유천은 성폭행 무혐의를 받았지만 한 건의 성매매 혐의가 남아있다.
따라서 성매매 혐의 역시 무혐의를 받으며 ‘어떤 혐의도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 되면 반등은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어 보인다. 이를 위해선 조속히 성매매 혐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재판까지 가서 무죄를 받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가급적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가 나와 불기소 처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남은 1년여의 시간 동안 성매매 혐의까지 떨쳐낼 경우 소속사인 대형 연예기획사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가 적극적으로 컴백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2월에 전역할 예정인 김현중은 전 여자친구와의 소송에서 승소하며 최근 큰 산을 하나 넘었다. 지난 8월 10일 서울중앙지법 제25민사부는 8월 10일 오후 2시 김현중 전 여자친구 A 씨가 김현중을 상대로 제기한 16억 원 상당의 민사 소송 선고기일에서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가 없다고 보여진다”며 “피고에게 1억 원과 지연 손해급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결국 그동안 A 씨가 주장해온 부분은 증거 불충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김현중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은 인정된 판결이다.
내년 2월 전역 예정인 김현중은 전 여친과의 소송에서 승소하며 가장 큰 위기를 넘겼다. 사진제공=KBS
김현중 역시 배용준이 이끄는 키이스트에 소속돼 있는 데다 배용준과의 친분도 두텁다. 군 전역 이후 소속사의 확실한 지원을 받으며 컴백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그렇지만 군 전역 시점까지 꾸준히 훼손된 이미지를 상쇄해 나갈 필요성이 절실하다. 폭로전 양상의 소송전을 벌인 전 여자친구의 아이가 친자로 밝혀진 만큼 이제는 서서히 대립 구도를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도 필요해 보인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