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실에 따르면 박 전 이사장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1억 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장의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감찰관이 박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자신들을 이용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진실은 무엇일까? 다음은 신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신동욱 공화당 총재.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사기라니 너무 억울하다. 이번 사건은 단순 채무문제다. 1억 원가량을 빌렸는데 6000만 원은 갚았고 나머지에 대해선 이자를 꼬박꼬박 내고 있었다. 알고 보니 카드가 연체돼도 원래 사기죄로 고발된다고 하더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1호 고발사건이라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감찰관이 이런 전후사정을 국민들에게 잘 설명해야 되는데 그냥 사기혐의로 고발했다고 발표해서 마치 우리가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됐다. 정작 채권자는 검찰에 고발까지 할 생각이 없었다는데 이 감찰관이 고발을 결정했다고 하더라. 이 감찰관이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 감찰관의 행동이 대통령 흠집 내기라고 보는 근거는?
“채무문제는 우리가 돈을 갚으면 모두 해결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지난 2014년에 돈을 빌렸는데 아직 2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또 돈을 아예 한 푼도 안 갚은 것도 아니고 절반 이상을 이미 갚았고 이자도 꼬박꼬박 내고 있었다. 돈을 빌릴 때 썼던 차용증과 이자 지급 내역도 있다. 이쯤 되면 감찰관이 원만하게 일이 해결될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해야지 다짜고짜 검찰에 고발하는 것이 말이 되나?”
―특별감찰관실 조사에서 채권자는 박 전 이사장이 대통령의 동생인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돈을 빌려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내가 대통령 동생인데 설마 돈을 안 갚겠느냐’ 정도의 말은 했을 수 있다. 하지만 돈을 빌려주는 대신 뭘 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은 아니다. 그랬다면 죄목이 부정청탁이나 뇌물수수가 되지 않았겠나?”
―빌린 돈은 주로 어디에 썼나?
“육영재단과 관련된 수십여 건의 소송에서 패하면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현재 빚이 8억 원 정도 된다. 빌린 돈은 주로 빚을 갚기 위해 썼다.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상황이 어려우면 파산신청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나도 여러 차례 부인에게 파산 신청을 권유했다. 그런데 끝까지 빚을 갚겠다고 하더라. 아내는 빚을 안 갚고 파산신청을 하면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일이 터졌을 때 나는 차라리 잘 됐다 싶었다. 부인이 생각을 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는 벌써 10년 가까이 채무 압박에 시달리고 있고 일부 채권자는 돈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내용의 협박 문자까지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혹시 대통령 친동생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해 이곳저곳에서 돈을 빌려 호화 생활을 해온 것은 아닌가?
“내가 이발하는 곳이 3500원 짜리다. 지금도 내게 강남 고급 음식점에서 대접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나를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은 모두 파고다공원으로 부른다. 파고다공원에서 3000원 짜리 안주에 1500원 짜리 막걸리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역대 정부는 모두 친인척 비리 때문에 무너졌다. 우리는 대통령에게 피해를 안 주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하고 있나?
“아내는 강연을 통해 수입을 얻고 있고 나는 아내에게 용돈을 타 쓰고 있다. 아내의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도 생활비를 도와준다. 나도 출소하고(※신 총재는 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 글을 올린 혐의로 구속돼 1년6개월을 복역했다) 일반 직장에 취직해보려고 했는데 취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사건은 과거 대통령 친인척들이 저질렀던 권력형 비리사건과는 전혀 다른 사건이다. 역대 대통령 친인척들 중에 우리처럼 검소하고 깨끗하게 사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 국민들이 우리 부부의 재산 상태를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 이상 부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데 사람들이 믿지를 않는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