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일요신문 만화공모전’ 본심 1차 심사가 완료됐다. 웹툰 플랫폼 탑툰이 후원 및 공동진행하고 한국만화가협회와 우리만화연대가 후원하는 이번 공모전은 1차 심사에서 당선작을 가린 뒤 한 달간 추가 원고를 받아 최종심사를 거쳐 ▲대상 ▲탑툰상 ▲우수상(3편)을 선정한다.
지난 8월 30일 진행된 본심 1차 심사에는 이현세 심사위원장을 필두로 김형남 재담미디어 기획이사, 이종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스쿨 교수, 진현태 웹툰 플랫폼 ‘탑툰’ 본부장 등 4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8월 30일 오후 일요신문 회의실에서 2016년 일요신문 만화공모전 최종 심사를 하고있다. 만화가 이현세 씨와 김형남 진현태 이종규 등 심사위원이 심사에 참여했다. 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이에 앞서 8월 24일 진행됐던 예심에서는 제효원 한국만화가협회 사무국장, 정영훈 서울문화사 만화팀장, 진현태 탑툰 본부장 등 심사위원이 응모작 중 9개 작품을 선정해 본심 1차 심사에 올렸다.
선정된 9개 작품들 중에서 스토리와 창의력, 대중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본심 1차 심사에서 선정된 다섯 작품은 전세훈 작가의 <경매전쟁>, 이상경 작가의 <공백의 묘수>, 임성훈 작가의 <여행만담>, 황준영 작가의 <힌놈의 낭떠러지>, 박정호 작가의 <6인용 게임>(가나다 순)이다.
지난해 제5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은 “최종심에 올릴 만한 작품이 없다”는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에 따라 고심 끝에 ‘대상 수상작 없음’으로 결과가 났던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제6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에서는 심기일전해 상금 액수를 높이고 연재처를 확대했다.
이번에 선정된 수상작들은 한 달간의 추가작업을 통해 연재능력 및 작품완성도를 검증하는 ‘대상 서바이벌’ 과정을 거친 후 <일요신문>과 웹툰 플랫폼 ‘탑툰’에 연재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본선 1차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들의 대표로 이종규 교수가 집필한 심사 총평과 당선 작가들의 소감 및 ‘대상 서바이벌’에 임하는 각오 등을 싣는다.
# 심사 총평(이종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스쿨 교수)
예년에 비해 다양한 소재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수준 높은 작품이 많이 접수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탄탄한 기본기와 흥행요소를 두루 가진 수작이 눈에 띄지 않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상 서바이벌’ 과정을 통해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경매전쟁>은 이번 공모전의 취지와 성격에 가장 잘 맞는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능숙하고 안정적인 작품입니다. 매우 안정적인 만큼 예측이 가능한 진부함도 곳곳에 보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어떻게 신선하게 독자들에게 어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공백의 묘수>는 우선 안정된 작화와 흥행요소를 가지고 있는 소재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다소 진행이 더디고 초반 전개 과정에서 좋은 소재를 잘 드러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다음 원고에서는 조금 더 반영돼 발전되기를 기대합니다.
<여행만담>은 소재의 지루함을 작가 특유의 재치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어쩌면 평범할 수 있는 여행기 만화를 능수능란하게 이끌고 가는 작가의 노련함과 안정적인 연출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다만 만화의 콘셉트 자체가 가진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다양한 감성을 전달할 수 있을지 다음 회를 기대해 봅니다.
<힌놈의 낭떠러지>는 그림의 기본기가 부족한 단점을 독특한 스타일과 소재의 신선함으로 극복해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이어지는 원고에서는 조금 더 과감한 사건 전개가 진행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6인용 게임>은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매우 높은 몰입감을 주는 작품입니다. 다양한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매회 복잡한 상황을 박진감 있게 풀어나가기 위한 꼼꼼한 스토리텔링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역시 다음회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당선작가 5인의 소감 및 ‘대상 서바이벌’ 각오 # <경매전쟁> 전세훈 “새 작품 때마다 신인으로…아 떨려” <경매전쟁>의 전세훈 작가는 1992년 주간지 소년챔프에서 <노노보이>로 데뷔, 이후 <슈팅>, <장난 아니네> 등 인기작을 발간했고 일간신문 스포츠투데이와 스포츠조선 등에서 <손금>, <슈팅코리아>, <신의 가면> 등을 발표해 대한민국 만화대상 문체부장관상을 수상했다. 2015년부터는 웹툰 플랫폼 탑툰에서 <신들의 족구>를 연재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 이번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을 통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그의 작품 <경매전쟁>은 ‘집’이라는 가족의 울타리를 두고 벌어지는 애환을 그린다. 전세훈 작가는 “새 작품을 시작할 때에 작가는 늘 신인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요신문>을 통해 신작이 안착되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대상 서바이벌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공백의 묘수> 이상경 “손금 만화 그리려 2년간 수상학 열공” <공백의 묘수> 이상경 작가는 2011년 만화애니메이션 학과를 졸업하고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을 휩쓸면서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실력을 검증받았다. 2012년 발머스한의원에서 연재한 <탈모탈모 레볼루션>을 시작으로 헤럴드경제 <나노보이>, 배틀코믹스 <레드군> 등을 통해 탄탄한 실력을 갖춰나간 작가다. 이번 공모전 수상작인 <공백의 묘수>는 손금을 주제로 한다. 이상경 작가는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해 2년 동안 틈틈이 수상학에 대해서 공부했다”며 “맹수가 먹이를 사냥하듯이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전력을 다해 대회에 걸맞은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대상 서바이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 <여행만담> 임성훈 “다큐만화도 재밌을 수 있다는 것 보여주겠다” 비정규직 인생을 사는 30대 두 친구의 인생 다큐멘터리를 그린 <여행만담>의 임성훈 작가는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2012년 <사람사는이야기 2-‘나의 애국보수집회 답사기’>로 데뷔한 임성훈 작가는 이후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물리치료 만화 <마이아파> 등 출판만화는 물론 웹툰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와 레진코믹스에서 각각 <전설의 안마왕>, <그래도 해피엔딩>을 연재하는 등 웹툰의 영역까지 종횡무진해왔다. 이번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에서 임성훈 작가는 “상업 웹툰 공모전에서 다큐 만화도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셔서 더욱 감사하다”며 “다큐 만화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연재를 통해 보여 드리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 <힌놈의 낭떠러지> 황준영 “부당한 일 겪은 이들에게 위로 됐으면” <힌놈의 낭떠러지> 황준영 작가는 올해 일요신문 만화 공모전을 마지막 동앗줄로 잡았다. 황 작가는 “올해 내로 웹툰 데뷔를 하지 못한다면 그만둘까 고민했지만 너무나도 웹툰이 하고 싶었다”라며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대중들의 인기를 얻을 만한 장르의 작품을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이렇게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가장 기쁘다”고 밝혔다. 작은 대학사회에서 벌어지는 부당함을 그린 그의 작품처럼 황준영 작가는 본인이 대학 강사직을 맡고 있는 ‘투잡 작가’다. 2009년 2D 호러 단편 애니메이션 <가위>로 세계 유수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노미네이트됐던 그는 가장 자신 있는 호러 스릴러 장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힌놈의 낭떠러지>는 황준영 작가가 직접 공부하고 일했던 대학사회에서 들었던 일과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그동안 일어난 사회적 사건사고와 연계해 각색한 호러 스릴러 픽션이다. 황준영 작가는 “부당한 일을 겪었던 대학원생과 조교, 하루살이 같은 대학 강사들에게 이 작품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6인용 게임> 박정호 “두 번째 인연…일요신문에 큰힘 얻었다” <6인용 게임> 박정호 작가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각종 만화공모전에서 수상을 휩쓸어 작가로서의 저력을 보여줬다. 2000년 학산문화사 <애니런> 연재를 시작으로 2014년에는 웹툰 <내가 널>, 카카오페이지 웹툰 <스퀘어>를 완결했으며 현재는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에서 <C동 여자>를 연재하고 있다. 박정호 작가는 2013년 제3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실력파 작가이기도 하다. 그 실력을 검증받아 이번 제6회 만화공모전에서도 다양한 부분에서 심사위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 작가는 “첫 웹툰 시작에 큰 힘과 용기를 준 곳이 <일요신문>이었다”며 “또 한 번의 힘을 주셔서 감사하고 오래 준비한 만큼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