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아동 공동체를 위한 자립양식장이 첫 수확을 했다. 물고기를 배에 실어 시장으로 가고 있다.
양곤에는 수천 명의 극빈아동들이 있습니다. 교육을 위해 파견된 제겐 그간 남모르는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인재를 키워서 지역을 살린다. 우리 팀의 슬로건입니다. 빈민가정과 아동교육을 위해 세계 여러 나라가 지원을 합니다. 한국, 미국, 호주, 일본, 싱가포르 등. 그러나 세계 경기가 침체되고 한국의 경제사정도 어렵다보니 후원이 점차 줄어듭니다. 언제까지 지원에만 의존할 수도 없습니다. 자립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자립농장입니다. 먹는 것도 해결하며 교육비용도 만드는 일입니다. 그 비결이 1차산업에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양식기술은 치어생산과 사료연구, 양식방법 등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입니다. 인도차이나에 우리 기술이 접목되어 수산업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베트남의 수산업은 세계 물고기 가격을 좌지우지할 정도입니다. 한국의 기술로 미얀마에서도 양식사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한 공동체의 자립 양식장도 이렇게 하여 탄생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이곳에서 일하며 양식기술을 배웁니다. 키우는 물고기는 정기적으로 가져와 공동체에서 맛있는 요리를 합니다. 그 비싼 물고기를 이젠 굽고 조리고 튀겨서 실컷 먹게 되었습니다. 수만 마리 중 사이즈나 무게가 제대로 나오면 시장에 내다팝니다. 아직은 자급자족하는 수준입니다. 자립하려면 가두리를 더 늘려야 하는 문제가 남았습니다.
자립양식장은 일요신문이 후원하여 만든 강 위의 가두리다.
제겐 아직 두 가지 꿈이 더 남아 있습니다. 우선 또다른 빈민공동체에 양파농장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알이 굵고 맛이 좋은 한국의 무안 양파를 키우는 농장입니다. 이 나라 중부와 북부는 양파를 키우기에 적합한 땅들이 많습니다. 양곤에 내려와 있는 빈민아동들의 부모들이 사는 곳입니다. 부모들이 그곳에서 재배하여 소득을 올리면 자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전남 무안의 양파농가와 함께 시장조사를 해왔습니다. 올해 모종이 들어오면 시험재배를 하게 됩니다. 저는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어서 ‘한국산 양파’를 보게 될 날을 생각하니 마음이 설렙니다.
마지막 남은 일은 이 나라 중앙에 자리잡은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 ‘한국어학당’을 세우는 일입니다. 저는 이 나라에 와서 지금까지 한국어를 가르쳤기에 가장 잘 아는 일이기도 합니다. 많은 청년들에게 한국어가 가장 필요한 시기입니다. 한국에 유학을 가고 싶어 하고, 한국에 가서 일하고 싶어 합니다. 미얀마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에 취업을 하고 싶어도 한국어를 모르면 안됩니다. 한국어 능력시험이 화두입니다. 경제의 중심 양곤에는 학원도 많고 배울 기관도 있습니다. 모든 게 남부 항구에 있는 양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중부와 북부 지역 젊은이들은 배울 길이 없습니다. 이 지역 몇몇 대학교에서 한국어학과가 생겼지만 그 수요를 채워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얀마 중앙에 있는 교육도시 만달레이에 한국어학당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유학과 취업을 상담해주는 일은 두 나라간에도 아주 중요한 일이 될 것입니다. 한국의 젊은 교사들이 무덥지만 평화로운 나라에 도전해보길 기대해 봅니다.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