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태권도협회가 부자격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경기도태권도협회는 전국 17개 시·군협회 중 가장 큰 조직이며 협회 내 2000개의 도장과 50만 명의 태권도 수련생을 보유하고 있다. 협회는 31개 시군지부의 각 도장에서 승품·승단 비용 중 일정 비용을 복지 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이러한 연금 지급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의문점이 제기되고 부터다. 연금 수급자에 대한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자 협회는 지난 2015년 11월 17일부터 12월 4일까지 연금 특별위원회를 구성, 연금 대상자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이때 다수의 문제가 발견됐다는 것이 특별위원회의 주장이다.
당시 특별위원회는 관계자는 “집행부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관철되지 않았다”면서 “연금 부당 수급자 사례를 적발하고 개혁방안을 요구하는 한편, 정식으로 연금위원회의 상정을 거쳐 지급할 것을 종용했으나 계속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연금 특별위원회 조사결과 ▲구비서류를 갖추지 않았음에도 연금 지급 ▲체육관을 1년도 운영하지 않아 복지연금기금을 내지 않은 사람에게도 지급 ▲조사인원 64명 중 46명이 연금대상자 심사일까지 태권도장을 운영했다는 서류로 점수를 산정했는데 이에 대한 실사나 정확한 근거도 없이 연금대상자로 선정된 점 ▲경기도태권도협회 복무규정(경기도체육회를 모법으로 했음)은 대체로 공무원복무규정에 준하고 있으나 특정인은 경기도태권도협회에서 연간 수천만 원의 급여와 차량 대여비용, 통신비, 기타 수임비 등을 받으며 복지연금도 수급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연금 수급자 A 씨는 수년 전 태권도장 운영 중단 후 운수업 종사, B 씨도 태권도장운영 중단 후 별정직 종사, C 씨는 태권도장 운영 기간 중 10년간 자격박탈, D 씨는 태권도장 운영 경력이 1년도 안되고 공무원으로 퇴임하는 등 연금 수급 대상자가 아니라는 의혹이 있어 특별위원회는 재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E 씨의 경우 시군협회임원(19년/19점), 체육관 운영(18년*3점=54점), 공인 8단(5점), 도협회 임원(2년*2점/4점), 도협회 위원(5년/5점), 지도자상(4번/4점) 등 91점으로 연금 지급 기준인 90점을 넘어 연금 대상자이다.
하지만 특별위원회 주장에 따르면 도협회 위원을 5년이 아닌 3년간만 지내 점수가 실질적으로는 3점이고 체육관 운영도 계속 이어져 왔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 증거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국기원 승단 심사 내용이 전혀 없었다는 기록을 제시했다. 이 기간 동안 단 한 명의 승단자를 배출하지 않았다는 것은 체육관을 운영하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복지연금 경력 및 재직 기간 산정엔 1981년 7월 26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태권도장 운영을 그만둔 사실 확인 등 실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연금은 80명(80명×70만 원×12개월)에게 연간 6억 7200만 원이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위원회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센터에 ▲수입·지출안(예산낭비) ▲규약·규정 임의변경으로 특정임원에 특혜 제공 ▲태권도 지도자 복지연금 불법수급 ▲통합회장선거에서 특정인을 위한 (조직사유화) 통합추진위원회 구성과 임원구성 ▲취임 후 협회 운영 및 조직사유화 등을 조사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문체부는 지난 6월말경 민원 조사결과, 무분별한 판공비 지급, 홍보비 현금인출 지급, 개인 소유 차량 운영비 부적정 지원 등을 확인, 경기도태권도협회 전·현직 임원들을 수사의뢰했다.
특별위원회 관계자는 “경기도 태권도협회 복지연금 대상자 심사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고 직무유기, 나아가 특정인에게 특혜의혹이 있다”면서 “모든 의혹들을 수사기관이 철저한 조사해야 한다고”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태권도협회는 최근 시·군 지부장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협회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되는 면이 있다”면서 “근거 없는 매도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진수 기자 ilyo77@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