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바구니 들고 다니며 가게에서 물품 하나씩 기부 받아
- 어린이집 원생들이 홍보 전단 뿌리면서 참여 독려
- 어려운 이웃 찾아 장바구니 전달, 말벗 되어줘
- 지난 두 달간 26개 업체 참여, 9월 행사는 26일 예정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간다! 간다! 전통시장 간다 (중략) 서울시 용산에는 용문시장 있네!”
태진아의 노래 ‘전통시장’의 한 구절이다. 용문동 용문시장은 용산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다양하고 질 좋은 제품과 저렴한 가격, 배송서비스 등으로 언제나 사람들이 넘쳐난다.
▲ 용문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과 어린이들이 용문시장을 돌고 있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용문시장 ‘사랑의 장바구니’ 사업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용문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교대로 용문시장을 찾는다. 기부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회원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가게에서 물품을 ‘하나씩’ 기부 받는다.
구립도원어린이집 원생들도 함께한다. 어린이들이 직접 홍보 전단을 뿌리면서 점포에 참여를 독려한다. 가게 주인들은 어린이들의 해맑은 표정에 웃으며 물건을 건넨다.
장바구니가 가득 차면 홀몸어르신 등 마을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바구니를 전달하고 말벗이 되어 준다. 용문동주민센터는 이들 주민들을 복지 대상자와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7월에 있었던 첫 행사는 13개 업체가 참여했다. 신발, 마늘, 참외, 꽈배기, 참기름 등 다양한 물품이 모였다. 지난달에도 13개 업체가 참여해 장바구니 2개를 가득 채웠다.
한동호(남·71) 용문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장은 용문시장에서 신발가게 ‘신세계’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을 주관하는 입장에서 솔선수범 신발을 두 차례 기증했다.
한 회장은 “가게에서 과일이나 반찬을 하나씩만 기부해도 장바구니가 십시일반으로 가득 찬다”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으나마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용문시장에는 현재 151개의 점포가 성업 중이다. 용문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한번에 10%(15군데) 내외만 기부에 참여토록 했다. 상인들의 부담 없이 오래도록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권형락(남·61) 용문시장 상인회장은 “용문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좋은 제안을 해 왔다”며 “용문시장 상인회에서도 아낌없이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9월 행사는 오는 26일 진행할 예정이다.
▲ 용문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이 홀몸어르신께 장바구니를 전달하고 있다
성장현 구청장은 “지역 주민들과 용문시장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이웃돕기에 나서 감사드린다”며 “여러 가게에서 내놓은 과일 하나, 반찬 하나가 우리 어려운 이웃에게는 ‘살아가는 힘’이 되리라 믿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구는 추석을 맞아 용문시장과 후암시장, 만리시장에서 명절 이벤트를 진행한다. 경품 증정, 노래자랑, 송편 만들기 등 행사로 주민들에게 볼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제수용품 할인으로 가계 지출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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