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장은 1978년 대우그룹에 입사한 이후 38년간 대우에서만 근무한 대우맨이다. 그는 나이지리아 라고스 주재원, 인도네시아 지카 지사장, 이란 테헤란 지사장 등을 거치는 등 오랜 해외 근무 경력을 자랑한다. 특히 중동과 남미에 상당한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장의 취임에 맞춰 업계에서 포스코건설의 해외사업 확대를 전망했던 이유다.
올해 초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한찬건 사장이 ‘해외통’이라는 기대와 달리 상반기 저조한 해외매출 실적을 올렸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그러나 포스코건설의 상반기 실적은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은 3조 365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 4488억 원에 비해 줄었다. 또 지난해 상반기 138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올 상반기에는 177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기대했던 포스코건설의 해외 매출도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포스코건설 해외법인은 총 848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올 상반기에는 3394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문제는 포스코건설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해외건설 수주가 줄어드는 추세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은 173억 달러(약 19조 원)로 전년 동기 333억 달러(약 37조 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에서 기대하기도 힘들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등 공공부문 예산을 축소함에 따라 정부발 발주 물량마저 감소했다.
포스코건설을 둘러싼 여론도 좋지 않다. 지난 6월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사고 직후 안전교육 일지를 조작했음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사고 당시 포스코건설의 한 관계자가 유가족들에게 “근로자가 핀 담뱃불로 인해 발생한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을 해 논란을 빚었다. 사고 원인은 가스 장비 등에 대한 관리 부실이었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포스코건설 측은 “직원 개인의 경솔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심지어 회사 내부 상황은 혼란스럽다. 포스코그룹은 건설 계열사에 대해 조직 축소·개편 등의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인천 송도 사옥까지 연내 매각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 직원들마저 하반기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해외 프로젝트 실적이 반영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반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포스코건설 홈페이지 캡처.
일각에서는 한 사장이 입사 후 대부분 상사 해외영업 부문에서 근무해 건설 부문 경험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반면 포스코 내부에서는 아직 취임 초기이니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상반기 발생한 해외손실은 이전 경영진의 책임도 있다”며 “한 사장이 건설 경험은 없지만 해외에 막강한 인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서동탄역 ‘더샵’ 흥행 계속될 것” 아파트사업 가뭄 속 단비 역할 포스코건설은 주력 사업인 플랜트, 에너지, 인프라 부문에서 모두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반면 주택사업을 비롯한 건축 부문에서는 107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은 올 하반기에도 약 1만 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7월 1174가구의 ‘평촌 더샵 아이파크’ 분양에서 평균 3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흥행했다. 9월부터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가 11월까지 모두 9705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미분양이 발생하면 포스코건설의 재무는 악화될 수 있다. 해외영업 실적이 부진한 만큼 포스코건설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포스코건설은 ‘더샵’ 브랜드를 앞세워 남은 분양에서도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9705가구 중 4000가구가량이 동탄에 위치한 만큼 수도권 프리미엄도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서동탄역 더샵은 동탄신도시 생활권에 대단지 프리미엄까지 누릴 수 있는 곳”이라며 “최근 수도권 지역에서 검증된 더샵 프리미엄을 또 한 번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