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반기문 갈등 통한 ‘문재인 일인체제’ 가속화 우려도
이해찬 의원이 더민주 복당이 초읽기에 들어섰다.이해찬 의원 출처=연합뉴스
[일요신문] 이해찬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 컴백할 전망이다.
최근 더민주는 추석 연휴 이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이 의원 등의 복당 등을 결정해 당무위원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해찬 의원은 지난 4·13 총선에서 공천 컷오프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하지만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고수해 더민주 안팎에서 이 의원의 복당처리가 여기저기 나오고 있었다.
당초 이해찬 의원과 김종인 의원간의 충돌로 이 의원의 복당이 조심스러웠던 처지였지만 최근 김 의원이 대표직에 물러나고 추미애 대표가 선임되면서 복당 배경이 자연스러워졌다는 주변 반응이었다.
특히, 당 유력인사들에 친문 친노세력이 사실상 당을 장악하는 구조여서 친노 좌장인 이 의원은 복당은 기정사실화되는 양상이었다.
여기에 최근 여권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국내복귀 등 사실상 대권행보에 나설 조짐이 보이자, 반 총장과 날선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의원으로서는 당내 역할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부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추 대표 역시 전당대회 전후를 통해 이 의원의 복당 추진을 공식화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어 이 의원의 복당 추진은 이르면 이달 말 사실상 처리될 전망이다.
이해찬 의원이 ‘반기문 대망론’에 제동을 걸 수 있을까? 사진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연합뉴스
이 의원이 복당할 경우 8선의 새누리당 서청원 대표 다음으로 7선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 스스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세종시 공약 완결과 정권교체에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도 내년 대권체제로 사활을 걸고 있어 정권교체를 위해 세종시 등 충청권 대망론에 대한 필수카드로 이 의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이 의원 본인이 직접 대선주자로 뛰기보다는 킹 메이커 역할이나 반기문 총장의 저격수 역할에 치우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 의원은 지난 4월 총선 당선 직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을 교체해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대정정의 길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던 것도 이런 연유라는 분석이다.
또한, 이 의원은 반 총장에 대해 “깜이 되지 않는다”며 지적에 나서는 등 여권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이른바 ‘반기문=충청 대망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여기에 노무현 정권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던 반 총장이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분류되면서 반 총장의 여러 행보에 불만이 쌓여있는 모습을 자주 내비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이 앞서 이 의원은 지난 6월 반 총장과 미국 뉴욕에서 비공개로 만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공개되자 회동을 취소하기까지 했다.
“이해찬이야말로 문재인 대망카드(?)” 문재인 전 대표(좌)와 이해찬 의원(우)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출처=연합뉴스
한편, 이미 정치권에서 내년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여권은 반기문 총장을 야권은 문재인과 안철수 의원을 필두로 세몰이를 이어갈 전망인 만큼 지역세보단, 인물론에 차기 대권의 향방이 좌우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충청 대망론의 중심에 선 반기문 총장과 이해찬 의원의 갈등구조, 안희정 지사의 세몰이, 여기에 영원한 충청맨 JP 김종필 전 총재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어 충청 대망론이 당분간 대권의 주요이슈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망론을 위해 이해찬 카드는 절대 버릴 수 없는 조커라는 지적이다. 이에 어느 때보다 풍성해진 야권 대선주자 경쟁구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