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계열사 M&A 규모 곧 추월 전망도
사모펀드 운용사인 CVC캐피탈이 로젠택배 인수를 마무리진 것으로 알려졌다.사모펀드의 인수합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일요신문] 사모펀드(PEF)가 국내 기업 인수합병(M&A)에 큰 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기업의 자발적 M&A는 위축된 반면, 사모펀드를 통한 기업 재편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계 PEF 운용사인 CVC캐피탈파트너스가 로젠택배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로젠택배는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13일 CVC캐피탈의 기존 대주주인 홍콩계 PEF 운용사 베어링PEA와 체결했다. 주식 매매 가격은 3000억 원대 중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택배는 국내 4위 택배업체로 1999년 창립한 후 네 번의 대주주가 바뀌는 동안 PEF가 세 번이나 된다.
로젠택배는 2007년 유진그룹이 지분 80%를 300억 원에 인수한 뒤 2010년 로젠택배 지분 100%를 미래에셋나이스PEF에 800억 원에 매각했다. 이어 2013년에는 베어링PEA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셔틀코리아홀딩스가 로젠택배 지분 100%를 1580억 원에 인수했다.
베어링PEA는 로젠택배에 KGB택배를 붙여 몸집을 키웠다. 이후 CVC캐피탈이 3000억 원 중반에 인수하면서 로젠택배의 지분 100% 가치는 2010년 800억 원에서 2016년 3000억 원대로 4배가량 뛰었다. 로젠백배의 경우 PEF에 의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최근 PEF의 기업 인수가 활발해지면서 이들의 국내 시장 거래량도 크게 증가해 이달 중순까지 PEF의 기업 지분인수(Buyout) 및 인수한 지분을 매각(Exit)한 규모는 110억 달러(12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치로 현재 진행 중인 M&A 거래를 고려하면 규모는 훨씬 웃돌 전망이다.
실제로 우리은행, 하이투자증권, 현대시멘트, 포스파워, 한국맥도날드 등의 지분 매각에 PEF와 같은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했거나 참여할 예정이어서 올해 거래 규모는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126억4100만 달러) 수준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비계열사 결합 규모는 12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조8000억 원에 비해 46.5% 감소했다.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합병 강세 속에 국내기업들은 경기침체로 인해 인수합병에 소극적이란 분석이다. 오히려 사모펀드의 인수합병 규모가 국내 기업의 자발적 M&A 규모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