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타민은 각종 채소나 견과류, 해산물 등 식품으로 섭취하는 게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영양제로 복용해도 좋다. | ||
우리 몸의 면역력을 쑥쑥 높여주는 영양소로는 우선 비타민이 있다. 특히 비타민 A·C·E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몸속에 쌓인 유해산소를 없애 면역력을 높여 준다.
자생한방병원 웰빙건강센터 이형철 원장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며 “이들 영양소를 잘 섭취하고 피로, 수면 부족 등의 요인을 멀리해야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 A가 결핍된 사람은 감염성 질환, 특히 바이러스성 질환에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을 검사해 보면 비타민 A의 잔류량이 대폭 감소한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식품 중에서는 동물의 간이나 당근, 호박, 쑥갓 등 녹황색 채소에 비타민 A가 풍부하다. 식품을 통해 비타민 A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영양제를 복용해도 좋다. 다만 임신부의 경우 비타민 A를 과용하면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고르는 것이 좋다.
비타민 C는 면역력을 담당하는 림프구와 면역 글로불린의 수치를 높인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염증이 생긴 부위의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때문에 감기 기운이 있거나 초기 증상이 있을 때는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땅콩이나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에 많은 비타민 E는 특히 노인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흔히 뼈에 좋은 비타민으로만 알고 있는 비타민 D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에모리대 의대 알렉산드라 V. 얌슈츠코프 박사팀은 “비타민 D 섭취가 신종 인플루엔자 A형(H1N1) 바이러스를 비롯해 각종 감염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학저널인 ‘내과학 기록(Archives of Internal Medicine)’도 비타민 D의 혈중 농도가 정상 범위보다 낮은 경우 신종플루 등에 노출될 확률이 40% 이상 높다고 밝혔다.
비타민 D의 혈중 농도는 20ng/mL 이상이 정상이다.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은 정어리나 연어, 우유 등이다. 햇빛을 쐬어도 몸속에서 비타민 D가 만들어지는데,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에 15~20분 정도 쐬는 것이 좋다.
미네랄 중에서는 아연이 면역력과 관련이 깊다. 독감 증상이 나타난 지 24시간 내 아연 섭취를 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셀레늄 또한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셀레늄은 감염을 막는 항산화 효소의 한 성분으로, 정상적인 산소 대사 중에 발생하는 유해산소인 ‘유리기’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멜린다 베크 박사팀에 의해 셀레늄이 결핍되면 침입한 독감바이러스가 더욱 독성이 강한 변종으로 변이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연구팀이 셀레늄이 결핍돼 있는 쥐에 보통 독감바이러스를 주입한 결과, 독성이 매우 강한 변종으로 변이를 일으켰고, 이 변종 바이러스에는 셀레늄 섭취량이 정상인 쥐도 크게 저항하지 못했다. 베크 박사는 “사람의 경우도 셀레늄이 결핍되면 침입한 독감 바이러스가 이와 비슷한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
또 하나, 면역력을 높이려면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우리 몸을 침입하는 병원균과 싸우는 항체의 주성분이 바로 단백질이다. 단백질을 적게 섭취하면 피부, 점막이 약해지고 폐, 위의 점막에서도 면역물질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한다. 다만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려면 육류 살코기, 닭고기, 생선, 해산물 등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품 중에서는 버섯이나 매실, 마늘 등도 신종플루를 물리치는 데 도움이 된다. 버섯에 풍부한 베타글루칸은 면역력 강화 성분으로,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 등을 잡아먹는 대식세포를 활성화시킨다.
매실, 마늘은 식물성 스테로이드 성분이 많아 신종플루의 합병증인 폐렴을 막아준다.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호흡기 점막을 통해 인체에 침입, 심한 염증이 발생할 때 이 염증을 억제한다. 참고로 한방에서 폐에 좋은 식품으로 권하는 것은 도라지, 무, 배, 콩나물처럼 하얀색 식품이다.
하지만 특정 영양소가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해서 특정 식품만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데는 수 십 가지 영양소가 고루 필요하기 때문이다. 곡류와 채소, 과일, 견과류, 버섯류, 씨앗류 등 여러 가지 식품군을 골고루 먹되, 이들 영양소가 들어 있는 식품을 섭취하는 데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밥도 흰쌀밥 대신 현미나 수수, 보리, 율무 등의 잡곡을 넣어 먹는 것이 훨씬 좋다. 예를 들어 현미에 들어 있는 아라비녹실란 성분은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 흰 설탕, 흰 밀가루, 알코올 등은 삼간다.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흔한 원인이 영양 결핍이므로 식사를 거르는 것도 금물이다. 무리한 운동도 마찬가지.
“너무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갑자기 운동을 하기보다는 걷기나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 차츰 운동량을 늘리라”는 것이 이형철 원장의 조언이다.
하루에 2ℓ 정도 충분한 물을 마시고 스트레스를 빨리 해소하는 것도 기본적인 면역력 증진의 방법 중 하나다. 무엇보다 평소 무리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자생한방병원 웰빙건강센터 이형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