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관련 이미지. 사진제공=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인천=일요신문]박창식 기자=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협회가 제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자 정부에서 치매의 인식 개선과 치매 극복 캠페인 확산을 위해 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노년기에 주로 발생하는 치매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막대한 피해와 부담을 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지난해 6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며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치매는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지만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는 치매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서히 진행되고 발견이 어려워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환자는 인지기능이 저하되다 결국에는 일상생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오늘날 이 병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질환이 됐으며 암·심장질환·뇌졸중과 함께 성인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65세 노인인구의 약 5~10%, 70세 이상 노인인구의 15%, 85세 이상 노인 인구의 25~40%가 치매 환자이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알츠하이머 치매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젊은 시절에 정상적으로 분해돼 배출되던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신경세포 사이에 축적돼 정상적인 뇌기능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유해 단백질을 ‘베타 아밀로이드’라고 한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조직을 현미경으로 보게 되면 비정상적인 단백질은 베타 아밀로이드가 응집돼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1단계부터 4단계까지 구분할 수 있다. 초기에는 기억력 장애부터 시작해 대화 도중 같은 말과 질문을 반복하거나 최근 대화 내용을 잊어버린다. 이러한 증상들은 질환 초기에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가족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증상이 악화되는 중증도 상태인 3단계부터는 목욕, 옷 입기, 식사 등 일상생활을 보호자에게 의존해야 하며 때로는 망상과 환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중증 상태인 4단계는 24시간 관리와 보호감독이 필요하고 가족들에 대한 기억조차 사라지고 자발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구본대 교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인지기능의 저하가 심하지 않은 초기 상태에서 약물 치료를 포함해 운동치료, 인지치료를 실시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진단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는 혈액검사, 신경심리검사, 뇌영상 검사 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아밀로이드 PET-CT 검사 기법이 개발되어 사용 중이다. 아밀로이드 PET-CT는 뇌 안의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 유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알츠하이머병 진단의 정확성을 높여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구본대 교수는 “현재는 알츠하이머병을 완화시키는 약물을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한 많은 약제들이 개발 중에 있다”며 “치매는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닌, 인류 공동의 문제로 생각하고 의견을 모아 공동의 대처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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