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정부-채권단 눈치보다 피해만 키워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600억 원을 긴급지원하기로 했다.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왜 이제야”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매출채권을 담보로 600억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회생절차) 신청 이후 3주간 책임 공방을 벌이다가 물류대란이 심화되자 대한항공이 백기를 둔 모양새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 원을 포함해 모두 1000억 원을 한진해운에 지원하게 됐다.
22일 대한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이 화주들에게 받을 운임료 등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역비로 쓰일 6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출채권이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향후 받게 될 외상매출과 어음 등을 말하는데 한진해운은 화주들에게 받을 운임료 등의 매출채권 규모가 2억800만달러(한화 2300억 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1억달러는 회수가 가능한 우량채권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한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해 대한항공이 매출채권을 활용해 한진해운에 자금을 융통해주는 방안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운임지급 방식은 대부분 후불이어서 후불로 돈을 받으면 하역비 연체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매출채권 존재는 법정관리 돌입 직후 이미 법원에 보고된 사항이다. 정부와 법원, 채권단, 한진그룹 등도 이미 한진해운의 매출채권 존재 유무를 알고 있었음을 뜻한다. 이에 물류 대란을 미리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진해운 물류대란 책임공방은 여전’ 사진=연합뉴스
결국 정부와 한진그룹의 한진해운 지원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다가 사태만 더 악화시켰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의 대응책을 전혀 마련해 놓지 않았고 한진그룹 역시 매출채권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배임죄를 이유로 사전에 약속한 금액을 지금껏 미뤄오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진해운 책임공방에 물류대란 뿐만이 아니라 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마저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