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감사원 지적에도 제식구 감싸기만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사용량이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8월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음주운전 등의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에 대해 자체적으로 징계를 낮춰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누진세 등 서민들의 전기료 급등으로 성과금 잔치가 도마에 오르는 등 제식구 감싸기에만 열을 올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속한 김수민 의원(국민의당)에 따르면, 감사원 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전은 음주운전 등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에 대해서 정부 지침에도 없는 ‘사회봉사 감경제도’라는 내부 규정을 만들어 이른바 셀프 징계를 해온 사실을 지적했다.
현행 기획재정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 지침」에 따르면, 공기업의 인사위원회는 포상 등 객관적인 공적이 있는 경우에만 징계를 감경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한전은 자체 「인사관리규정」에 “사회봉사 감경제도”를 신설하여 2005년 이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전 직원인 A와 B씨는 지난 2011년 9.11정전사태와 관련한 업무소홀로 인사위원회에서 감봉 징계를 받았으나, 포상 공적으로 견책으로 처분하였다가 사회봉사 실적을 근거로 두 단계 징계가 낮춰진 경고 조치만 받았다.
또한, 한전 직원 C씨는 음주운전으로 견책 처분을 받았으나 사회봉사 감경제도를 통해 경고로 감경되었다.
이처럼 한전 자체의 ‘사회봉사 감경제도’를 통해 그동안 한전 스스로 징계를 낮춰준 직원이 제도 도입이후 117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도 한전의 사회봉사 감경제도 폐지를 통보하였지만, 한전은 노조 핑계를 대면서 시정하지 않고 아직까지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
김수민 의원은 “공기업의 핵심가치는 혜택이 아니라 책임”이라며 “음주운전 등으로 징계 받은 직원을 자체규정을 만들어 감경하는 사회봉사 감경제도를 반드시 폐지하여 공기업으로서의 도덕적 기준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전은 올여름 폭염으로 인한 요금폭탄 등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세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 비해 성과금이 두 배가량 증가해 지급될 방침이어서 서민들이 겪은 ‘요금폭탄’이 한전의 판매수익 증대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