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국과의 인연은 프로 입단 첫 해부터였다. 인상이 참 순진해 보였다. 신앙심도 좋았고 생활이 반듯했으며 한편으론 털털했다. 그러나 축구에 집중하는 모습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었다. 같은 남자로서 반할 만큼 축구에 관해선 성실 그 자체였다.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고 자기 관리를 잘 해오다가 월드컵 직후 이런저런 해프닝들이 일어났지만 큰 선수가 되기 위해 거쳐야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송종국의 유럽 생활에 대해선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는다. 단 좀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언어 감각만 있다면 전혀 걱정이 없는데 언어가 약하다 보니 움츠러들 수도 있다. 코칭스태프나 동료들과 의사 소통만 된다면 외국 생활의 반은 접고 들어가도 된다. 송종국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김호곤(부산 아이콘스 감독)
허무하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하다. 내가 연세대 감독 시절 종국이를 스카우트했다가 프로에서도 감독으로 만난 사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일단 팀의 공백이 커서 문제다. 그래도 제자가 좋은 길로 간다는데 말릴 수는 없지 않은가.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앞을 내다보는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절대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생활했으면 좋겠다.
될 수 있으면 결혼도 빨리 하길 바란다. 이해심 많고 착한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면 안정된 생활을 통해 성숙한 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홍명보 | ||
일단 좋은 조건으로 해외 진출하게 된 데 대해 진심으로 축하한다. 부탁하고 싶은 것은 지금까지의 송종국은 없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외국 생활은 모두가 적이다. 음식, 문화, 언어 등 내 편인 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보통의 노력 가지고는 힘들다. 내가 보는 종국이는 축구선수로서 기본적인 자질을 타고났기 때문에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분명 잘할 것으로 믿는다. 어렵게 가는 만큼 선배들이 못다 이룬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 고별경기에서 편하게 게임을 뛰지 못하게 한 데 대해 개인적으로 미안하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