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날 잠원체육공원에서 “제5회 잠원나루축제” 열려 서울365패션쇼, 업사이클링 패션쇼,
왕비친잠행사, 누에생태체험관 등 다양한 볼거리 제공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축제의 계절 가을입니다. 사람들만 축제를 즐기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현장입니다.
서초동 용허리 공원, 앙증맞은 강아지 수십 마리가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잔디위에서 대기 중입니다. 강아지 주위로 아이들은 신나서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신난 강아지들도 어린이와 팔짝팔짝 뜁니다.
자녀들과 함께 반려견 축제에 참가한 김○○(50세, 서초구)씨는 “우리 강아지가 정말 건강하고 이쁘다고 생각해서요, 오늘 이쁜견 컨테스트에 나와봤는데요. 날씨도 좋고 가족과 나들이 겸 즐겁네요.”라고 말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수의사들의 반려견 건강검진이 한창입니다. 강아지들은 몸무게를 재고 귓속 청결 상태 등을 검진 받는 동안 차분하게 견주들의 손길을 따릅니다.
가발을 쓴 견부터, 형형색색으로 염색한 견까지 한껏 미모를 가꾼 견들이 “이쁜견콘테스트” 심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가한 견들보다 주인들이 더 긴장한 모습입니다. 이번 콘테스트에는 반려견 40마리가 참여했습니다. 수의사협회, 전문심사위원 등 5명의 심사위원들이 날카로운 눈으로 참가견들을 심사하고 있습니다. 골격크기부터 균형미, 구강상태, 걸음걸이를 꼼꼼히 체크하고, 성격 또한 심사 중입니다.
심사에 통과한 20마리 반려견에겐 대상, 포토제닉상, 교감상 등 트로피가 주어집니다.
참가견들 중에는 사연 있는 견들도 있습니다.
파양당한 강아지를 재분양 받은 전수현(30세, 서초구)씨는 “저희 쪼꼬(푸들)는 피부병이 심하고 원형탈모까지 있어서 전주인에게 버림받았는데 사랑을 받지 못해서인지 소심하고 예민한 모습을 보고 바로 키워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지금은 피부도 좋아지고, 쪼꼬 덕분에 무미건조했던 가족들 사이도 화목해졌어요.”라고 말하며 웃습니다.
또 다른 참여견주인 정윤경(42세, 서초구)씨는 3년 전 부산에서 유기견을 데려다 키웠다고 합니다. “3년 전에 부산에서 유기견을 데려왔거든요. 병원에 데려가니 식이알러지 증상도 심하고 버림받아 분리불안이 심각했어요. 제 성을 따서 정봇대라고 이름도 지어주고요. 지금은 아주 건강해져서 오히려 비만이 될까 걱정이에요.”강아지를 쓰다듬는 정씨의 손길이 한없이 따뜻하게 보입니다.
콘테스트 참가견들 중에는 작년 서리풀페스티벌 반려견 퍼레이드에 참여한 견들도 다수 있습니다. 이들은 올해 반려견퍼레이드에도 함께 한다고 합니다.
주민 이00씨(40세, 방배동)는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 반려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거든요. 작년 퍼레이드에 참여했을 때 같은 반려견 친구들과 가족분들과 함께 걷고 이야기를 나눠서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 남아요. 그래서 올해도 참여하게 됐습니다”라며 말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콘테스트 옆 부스에는 미용을 받는 견들과 건강검진을 받는 견들로 북적입니다. 반려견축제에 참여한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부스에서 포즈를 취하는 이들의 눈빛은 가족과 같이 아끼는 소중함이 느껴집니다.
이쁜견 콘테스트를 준비하는 동안 인명구조견의 훈련시범, 장애물뛰어넘기 어질리티 시범, 춤과 원반던지기 프리스비 시범이 펼쳐집니다. 장애물을 잘 피해 뛰어넘을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선한 눈의 구조견들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강미순 서초2동장은 “반려견 1천만 마리 시대를 맞이해, 동물사랑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유기견 방지 등 사람과 동물의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습니다.”라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잠원체육공원에서는 패션쇼가 한창입니다. 바로 『잠원나루축제』현장인데요. 친환경을 주제로“업사이클링 패션쇼”가 펼쳐집니다.
폐현수막, 커피원두자루 등 버려지는 재료들이 옷과 가방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했습니다. 아이들부터 어르신들이 런웨이 무대에서 업사이클링 옷을 입고 한껏 포즈를 취합니다. 이들은 모두 일반 주민들입니다.
구경하던 시민들은 옷과 소품이 현수막으로 만든게 맞는지 연신 만지고 들어보며 감탄합니다.
2차로 준비된 신진 패션디자이너들의 패션쇼 무대는 눈이 즐겁습니다. 서울시와 협업으로 준비한“서울365패션쇼”인데요, 한정된 런웨이 패션쇼가 아닌 일상 속 패션을 즐기고 감상하는 즐거움을 줍니다. 예비대학생 디자이너들부터 잠원동 주민이자 디자이너인 박혜인 씨의 패션쇼도 펼쳐집니다.
누에를 키워 비단실을 뽑던 곳인‘잠원동’. 지명 유래를 재현한 왕비친잠행사는 자못 엄숙하기까지 합니다.
무대 옆 누에고치체험 부스는 아이들 차지입니다. 누에들을 직접 보고 만져보고, 누에고치를 비단실로 뽑아내는 기구를 돌려보기도 합니다.
김찬우(10세, 반포동) 어린이는 “책에서만 보던 누에를 직접 만져보니까 징그럽기도 하고 너무 신기해요.”라며 신이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오늘 잠원나루축제에는 오케스트라 연주, K-pop댄스 등 학생부터 주부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들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들로 꽉차있습니다.
서초구 전역에서 9일간 열리는 서리풀페스티벌은 다음달 2일까지 계속됩니다.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