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인시대>의 주인공 안재모 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생년월일 : 1979년 9월20일
신체 : 키 176cm, 몸무게 60kg
취미 : 스노보드, 골프, 드라이브
학력 : 연천중학교 - 안양예술고등학교 -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데뷔작 : KBS 1TV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1996)
출연작 : KBS <학교> <왕과 비>(연산군 역) <용의 눈물>(세종대왕 역),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조폭마누라> <유아독존> 등
좌우명 : BEST LIFE AND FOREVER LOVE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의 인기가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동의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드라마 사상 최고라는 50%까지 넘나들고 있다. ‘야구나 축구를 보고 있겠거니’ 하고 아저씨들이 모인 TV화면 앞으로 가면, 어김없이 <야인시대>를 보고 있을 정도. 이처럼 치솟는 인기의 한가운데에 주인공 김두한 역의 안재모가 있다.
<야인시대>의 장형일 PD는 안재모에 대해 “내가 만나본 최고의 눈빛이다”라는 근사한 평을 했다. 물론 이 ‘눈빛 연기’는 안재모의 탄탄한 연기력의 밑바탕 속에서 살아나는 것임은 부연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여느 청춘스타와는 달리 한 단계씩 차근차근 성장해온 안재모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내려지고 있는 느낌이랄까.
요즘 안재모는 김두한에 푹 빠져 있다. 안재모는 당분간 잊기로 했다. 일주일을 꼬박 <야인시대> 촬영에만 전념하고 있는 그를 만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1. 지난 13일 오후 3시 SBS 탄현 제작센터 <야인시대> 대기실
안재모를 마주하고 앉자 ‘역시나’ 강렬한 눈빛이 먼저 파고들어 왔다. TV화면을 통해 보아온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는 연기로 포장된 모습만은 아니었던 것. 연예인들이란 대부분 심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게 마련이지만, 이번 느낌은 좀 더 ‘세다’고 표현해야 할까. 눈, 코, 입을 세세히 뜯어봐도, 머리에서 발끝까지 쓰윽 훑어봐도 그의 생김새가 유달리 남다른 것도 특별히 튀는 것도 아니었는데.
자신의 촬영순서를 기다리며 대본연습을 하고 있던 안재모는 꽤나 피곤한 모양이었다. 연신 하품을 해대던 그는 “어제도 제대로 잠을 못 잤다”며 그제야 눈에 들어갔던 ‘힘’을 약간 뺀다.
▲ 드라마에서의 격투장면으로, 가운데가 안재모. | ||
▲솔직히 김두한이라는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욕심이 났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래서 김두한을 꼭 연기하고 싶다고 간청했다. 캐스팅이 되었을 때 부담보다는 기쁨이 훨씬 컸던 것도 그래서였다.
─김두한에 대해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가졌나.
▲한마디로 멋있는 사람이다. 진짜 남자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김두한은 여러 번 등장했지만 나름대로의 또 다른 김두한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두한을 연기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해왔나.
▲무엇보다 액션신 준비를 많이 했다. 액션스쿨에 열심히 나가고 개인적으로 무술지도도 받았다. 워낙 운동신경이 있기 때문에 배우면 금방 소화해 낸다(웃음).
─격투장면이 많아 어려움이 많았겠다.
▲멍들고 상처가 나는 것이 다반사다. 그런데 연기를 할 땐 다친 줄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샤워할 때 어딘가가 아파서 보면 상처가 나 있곤 한다. 또 실제촬영에서는 리허설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아 얻어맞을 때도 있다. 얼마 전엔 다리로 얼굴을 차여 입속이 터지고 퉁퉁 부었다(안재모는 아직도 붓기가 가라앉지 않았다며 얼굴을 쓰다듬었다).
─인기투표에서 ‘연기력 1위’로 뽑힌 적이 있었다.
▲솔직히 연기자가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영광이다. 그러나 내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더 돋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보다 연기 잘하는 선배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동안 사극 연기를 많이 했는데 어떤 역이 가장 기억에 남나.
▲많은 분들이 주목해 주셨던 <왕과 비>의 연산군 역이었다. 당시 대사가 길어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만큼 내가 인정받을 수 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안재모는 사극연기로 인정을 받았지만 그동안 단막극과 시트콤에도 출연한 바 있다.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한 연예인 박경림과 함께 찍은 <귀여운 여인>에서는 ‘키스신’도 촬영했다. 안재모는 “경림이와는 정말 친한 사이인데 당시 팬클럽들로부터 여러 가지 말을 들어 맘고생이 심했다”는 말을 건넸다.
한 가지 눈여겨볼 것은 요즘의 청춘스타들이 시트콤을 통해 ‘반짝 스타’로 성장하는데 반해, 안재모는 오히려 정통 사극연기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는 것. 장형일 PD 역시 “재모가 시트콤을 찍어서 ‘맛이 갔다’가 이번에 제대로 돌아왔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남성다운 마스크를 가지고 있는데 본인의 얼굴 중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아주 잠깐 머뭇거리다가) 눈빛이다(웃음). 카메라 감독님께서도 “너처럼 눈빛이 좋은 배우는 처음 봤다”는 말씀을 해줬다. 누군가는 ‘클로즈업 배우’라고도 하더라.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솔직히 입술이다. 조금 도톰한 것 같아서.
─앞으로 김영철씨에게 김두한 역이 이어지게 되는데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솔직히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연기하는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 감독님께서도 특별히 연기에 대해 지적하시는 부분이 없어 오히려 마음 편하게 연기하고 있다.
─김영철씨는 보톡스 주사라도 맞아 안재모씨가 연기하는 젊은 시절의 김두한도 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솔직히 욕심은 난다. 내가 쭈욱 하고 싶은(웃음). 그렇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욕심일 뿐이다.
안재모의 ‘김두한’ 연기에 관록이 붙을수록 시청자들에게도 그가 떠날 시점이 다가오는 것은 아쉬운 일. 그러나 주인공 안재모뿐 아니라 50회 이후에는 연기자들 대부분이 바뀔 예정이다.
총 1백4부작으로 기획된 <야인시대>는 50회를 전후로 1부와 2부로 나뉘어 극이 진행될 계획. 이미 지난 9월27일 ‘쌍칼’ 역 박준규가 퇴장했고, 10월1일 ‘신마적’ 최철호가 그 뒤를 이었다. 오는 22일엔 ‘구마적’ 이원종 또한 물러나게 된다. 이들 모두 극을 중추적으로 이끌면서 인기몰이에 큰 몫을 한 인물들이어서 후반부에 대한 제작진의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
▲ 안재모의 이상형은 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 나 왔던 청순한 장쯔이. | ||
촬영 중 짬짬이 진행하기로 했던 인터뷰였는데 그나마 운이 좋았다. 함께 인터뷰 약속을 잡은 다른 팀이 늦는 바람에 안재모는 따로 사진촬영에 응해주었다. 야외 잔디밭으로 자리를 옮겨 이번엔 그의 ‘사생활’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79년생인 안재모는 올해 나이 스물넷이다. 생각보다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사극연기를 주로 했기 때문인지 그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성숙함’의 이미지가 많이 담겨있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지 않나. 연기를 하고 싶어 중학교 시절 막노동을 해 학원비용을 마련했다고 하니, 조숙하긴 했던가보다. 안재모는 “하고 싶은 것이 많아 배우가 됐다”며 “배우가 되면 모든 직업을 다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유를 덧붙였다.
안재모는 사실 한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다. 중학교 1학년 때, 산에 놀러갔다가 원인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돼 오른쪽 눈의 시력을 차츰 잃게 된 것.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결국 시력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연기생활에 지장이 있을 법도 한데, 안재모는 잘 극복해 냈다. 군대 면제 이유 또한 사연이 있다. 어릴 적 복부에 큰 수술을 받은 이력 때문에 면제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사진 촬영이 끝나자 안재모는 다음 신을 찍으러 세트장으로 향했다. “앞으로 어떤 역을 맡아보고 싶나요”라고 물었더니 “아주 가슴 찡한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 <겨울연가> 정도도 ‘약하다’면서, 눈물 콧물 다 흘릴 정도의 내용이면 좋겠다고 했다. 좋아하는 여배우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주인공 장쯔이 같은 ‘천상 여자 같은 스타일’.
노래 실력도 만만치 않아 내년 초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라고. 김민종의 모창을 누구보다 잘 한다며, ‘보컬 트레이닝’까지 받은 수준급 실력을 가지고 있단다. “제가요, 노래방에 가면 세 시간 동안 혼자 부르기도 해요”라고 말하며 내심 자랑이다.
존경하는 배우는 ‘국민배우’ 안성기. <용의 눈물>이 방영될 즈음 안성기가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을 안재모는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당시 “안성기씨를 잇는 제 2의 국민배우는 누가 될까요”라는 질문에 안성기가 “안재모가 되지 않겠느냐”는 대답을 했다고. 안재모에게 그 ‘한마디’는 교과서와도 같아 이후로는 행동거지조차 조심하게 됐다는 것.대선배의 말 한마디를 가슴속에 새기며 다시 카메라 앞으로 달려가는 안재모.
장형일 PD의 “안재모의 연기에 1백% 만족한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던 것 같다. 몇 년 후쯤 그를 다시 만나게 됐을 때엔 연기자로서 얼마만큼 ‘커’ 있을지 그는 충분히 기대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