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을 통해 아이디어와 결론을 도출하는 토론 추구형 경영자이다. 토론 대상자는 제한이 없다. 임직원은 물론 학자들과도 종종 대화와 토론을 갖는다. 전경련 회장단회의는 거의 빠짐없이 참가해 다른 기업 경영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현안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한다. 이는 고 최종현 회장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 달변
손 회장은 말을 잘한다. 최종현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았을 때에도, 최 회장이 세상을 뜬 뒤에도 그는 봉급쟁이 총수라는 ‘편안한 신분’ 때문이어서인지,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과 함께 재계의 근지러운 부분을 적극 대변했다.
그의 대화 주제는 ‘공장 얘기’에서부터 단전호흡이나 우리나라 상고사, 그가 믿고 있는 불교 이야기 등 인문학적 스펙트럼이 넓다. 나중에 은퇴 뒤 우리나라의 고대사에 대해 연구를 하고 싶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 일로 스트레스 해소
손 회장은 80년대까지만 해도 며칠밤을 새기 일쑤였다. 출퇴근도 따로 없이 일요일에도 수시로 회사에 나와 꼭두새벽에 부하직원의 집에 전화를 걸어 진행사항을 물어봤다. 그는 요즘도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 16시간 정도 일한다고 한다. 잠은 하루 6시간 정도 잔다.
▲늦깎이 골프가 핸디12
그는 최종현 회장을 따라 단전호흡을 하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자 즐기는 생활 스포츠였다. 지금도 아침에 출근해서 1시간∼1시간반 정도 심신수련을 한다. 이외 그는 축구 등산 골프를 즐기는 편. 특히 지난 월드컵 때 우리나라의 경기를 포함, 무려 여덟 경기나 직접 관전해 화제를 모았다.
재계임원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골프의 경우 그는 입문이 늦은 축에 속한다. 지난 94년 54세에 업무상 필요에 따라 시작한 것. 초기에 그는 골프를 극복해야 할 업무로 간주하고 매일 새벽 연습장에 나가 땀을 쏟았다고. 덕분에 그는 지금 핸디12의 수준이다.
▲내사랑 SK
그가 대표적으로 존경하는 인물은 이순신 장군과 최종현 회장이다. 그는 최 회장이 타던 벤츠 승용차를 그대로 타고 다닌다. 그 차안에서 그는 SK그룹의 사가인 ‘SK의 노래’와 브람스의 곡들을 즐겨 듣고 있다.
당연히 그가 일생일대의 실수로 꼽는 것도 SK의 실패 사례. 지난 92년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확보하고도 특혜시비에 말려 반납했던 것이 가장 가슴아팠다는 것. 하지만 새옹지마, SK는 대신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대성공을 거뒀다. [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