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서민만 봉” 살인적인 폭염에 전기요금 폭탄까지 겪었던 올 여름 고통 체감에 서민만 힘들었던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2011∼2015) 일반 가정이 전력 다소비 기업 상위 15개사 보다 26,877GWh를 덜쓰고도 무려 9조원이나 많은 전기요금을 더 낸 것으로 나타났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연합뉴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조배숙 의원(국민의당·전북 익산을)이 한국전력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 가정용 전기는 총 324,895GWh를 사용하고 40조 2,633억원을 전기요금으로 납부됐다.
반면, 전력다소비기업 상위 15개사는 351,772GWh를 사용하고도 전기요금은 31조 86억만 납부해, 오히려 일반가정이 26,877GWh를 덜 쓰고도 전력 다소비 15개 기업들보다 무려 9조원이나 더 많은 전기요금을 납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 2011년의 경우, 같은 양의 전력을 사용했음에도 일반 가정은 전력 다소비 상위 15개사보다 무려 3조원이나 더 많은 전기요금을 납부했다. 지난해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단계적 인상으로, 그나마 그 격차가 줄어들긴 했지만 가정용은 65,618GWh 사용으로 8조 1,161억원을 납부한데 반해, 전력 다소비 기업 상위 15개사는 가정용 보다 9,253GWh를 더 사용한 74,871GWh를 사용했음에도 오히려 전기요금은 약 1조 원가량을 적게 냈다.
조 의원은 “이는 일반 국민들이 기업의 전기요금을 대신 내주고 있는 거나 다름없는 것으로, 특히, 작년 전력다소비 상위 10개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무려 320조에 이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들에게는 전기요금을 적게 받고 그 부담을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현 전기요금 체계가 얼마나 비정상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전력의 효율적 수요관리를 위해서는 일반 가정에 (징벌적)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통해 절전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 보다 먼저 전력다소비 기업의 수요관리가 중요하다”며 “아무리 산업적 측면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더 적은 전기를 쓰고도 9조원이나 더 납부하게 만드는 비정상적인 (현)가정용/산업용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