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개혁당 유시민 의원은 국회 출석 첫날 ‘복장불량’을 지적하며 동료 의원들이 퇴장하는 바람에 결국 의원선서를 하루 미뤄야 했다.
이날 유 의원의 복장을 둘러싼 정치권의 행태는 인터넷 등 각종 언론매체에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대체로 ‘국회의 권위가 복장에 있는 것이냐’는 항의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화제를 몰고 온 유시민 의원은 다음날 말쑥한 정장차림으로 나타나 의원선서를 함으로써 ‘복장’을 둘러싼 국회 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유 의원의 ‘복장’을 둘러싼 해프닝은 그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전국적으로 ‘국회의 권위’ ‘국회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쏟아지는 계기를 마련한 결과가 됐다.
물론 유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이전부터 당원들에게 이미 ‘자유로운 복장’을 예고한 터였다. 그러나 유 의원의 ‘복장’을 둘러싼 해프닝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도된 도발’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독일 외무장관으로 활약하고 있는 요시카 피셔의 예 때문이다.
피셔 장관이 지난 85년 헤센이라는 독일의 한 연방주의 환경장관으로 뽑힌 후 취임식 때에 운동화에 셔츠 차림으로 등장,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
당시 독일에서도 찬반 양론이 일기는 했지만 대체로 피셔 장관이 ‘신선한 정치실험을 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 지난 85년 운동화에 셔츠차림으로 취임선서를 하는 피셔 장관. | ||
이 때문에 정치·정당 개혁을 주창하며 정치권에 진입한 유 의원이 등원 첫날 ‘자유로운 복장’으로 논란거리를 제공한 것이 독일 피셔 장관의 선례를 벤치마킹한 ‘의도된 도발’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