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문재인 수석, 이기명씨, 강금원 회장 | ||
이들은 모두 노무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들. 특히 이기명 강금원 박연차씨 등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용인 땅 의혹’과 노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 땅(건물)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회동’ 자체가 주목의 대상이다.
무엇보다 이기명씨의 용인 땅 의혹에 대한 노 대통령의 해명이 있은 뒤 강금원 회장이 ‘몸통’을 자처, 의혹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이기명·문재인씨의 책임론을 거론한 뒤의 만남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강 회장의 등장으로 ‘용인 땅 의혹’의 일정 부분과 노 대통령이 빚보증을 한 장수천에 얽힌 의혹의 상당 부분이 해소됐다. 즉 강 회장이 노 대통령의 부탁으로 장수천 빚의 담보로 제공됐던 이기명씨의 땅을 매입한 장본인(용인 땅의 1차 매입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던 것.
그렇다고 용인 땅 의혹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남은 의혹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강 회장과의 계약을 파기하면서까지 왜 이기명씨가 2차 매매계약을 했느냐’하는 것과 ‘대선 이후 용인 땅에 추진된 실버타운 건설과 관련해 특혜가 없었는가’하는 점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씨는 해명을 유보한 상태이고 L호텔 회동에서도 이 문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참석자인 박연차 회장은 노건평씨가 소유했던 경남 거제시 일운면 일대 부동산을 매입해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 재정을 후원하기 위해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그러나 박 회장은 “지난해 나온 땅을 산 것일 뿐이며 노건평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기명씨가 조용히 듣는 편이었다면 문 수석은 강 회장에게 다소 편치 않은 심기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할 말이 있으면 개인적으로 만나 뜻을 전달할 수도 있는데 굳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게 문 수석의 불만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며 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도록 나설 때와 머물 때를 알고 언행에 주의하라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7일 강 회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언론이 무섭다”는 말부터 했다. 이기명씨의 용인 땅을 매입하면서 지불한 19억원 중 나머지 17억원은 나중에 받기로 했는데 마치 ‘정치자금’인 양 둔갑시킨 것과 대통령 잘 모시도록 한마디 한 것을 두고 ‘파워게임’으로 각색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는 것.
강 회장은 L호텔 회동에 대해 “어떻게 알았느냐”며 “특별한 모임은 아니고 내 기자회견의 파장을 우려한 청와대의 요청에 응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사실을 잘못 전달하기에 둘이 만나 공개토론을 벌이자고 제의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이기명씨에 대해 “인품이 훌륭한 분”이라며 “돈 문제에서는 수완가가 아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지난 5월2일 노 대통령과 만나 시중의 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했다”며 “대통령은 보증 선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그런 것인데 언론이 너무 ‘의혹’으로 몰아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