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초 트리피아라는 회사를 설립해 세상을 들썩인 차지혁씨. | ||
‘청년 차지혁, 그 꿈과 야망은 녹슬지 않는다’가 그것. 이 책은 저자 차지혁씨가 윤 회장에게 직접 자필 서명까지 해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윤 회장이 이 책을 차씨로부터 받았던 것은 우연일까. 그러기에는 꼭 10년전인 지난 90년대 초 ‘희대의 사기꾼’으로 몰려 구속됐던 ‘트리피아’의 차지혁과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너무나 닮은 점이 많다.
성장과정과 사업 전개방식, 그리고 극적인 몰락까지 여러 가지 면에서 ‘판박이’라 할 만하다. 이런 점에서 윤 회장은 차씨의 자서전을 통해 ‘제2의 차지혁’을 꿈꿨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차씨는 자동차종합서비스 회사인 트리피아를 설립해 창립 첫해 1천5백억원이라는 경이적인 매출실적을 올려 ‘제2의 아이아코카’, ‘창의의 미켈란젤로’로 불렸던 인물. 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부도를 맞고 여직원에 대한 성폭행 혐의가 추가돼 구속되면서 ‘화려한 신화’에 종말을 고했다.
차씨 역시 매우 불우한 가정 환경과 정상적이지 못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남의 집에서 머슴을 살면서 초등학교도 수료를 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껌팔이, 넝마주이, 구두닦이를 하면서 스스로 생계를 책임진 것도 비슷한 부분이다.
보잘것없는 종잣돈으로 일을 벌려 무리한 사업확장과 올바르지 못한 경영방식으로 결국에는 몰락을 맞았던 것도 매우 유사한 대목이다.
또한 둘 다 언론에 의해 ‘신화의 주역’으로 급부상했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차지혁씨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당시 일부 기자들을 ‘내 편’으로 만들었고 이것이 적지 않게 보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 회장도 2001년 말부터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자신의 사업에 대한 신뢰성을 획득해 나갔다.
윤 회장과 차씨는 성공에 대한 과도한 욕망이 있었던 반면 자신들이 걸어왔던 길은 너무나 초라했다. ‘용이 되고 싶었던 미꾸라지’. 하지만 현실은 결코 그들의 ‘승천’을 허락하지 않았다.[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