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왜 이렇게 경찰 수사가 길어졌느냐다. 거듭해서 연예인 성매매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유독 A와 관련해서 더 오랜 시간 수사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A의 혐의 입증이 어려웠다는 주장부터 반대로 A 사건 브로커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연예인 성매매 수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섹시 여자 연예인의 성매매 혐의에 대해 경찰이 수사 4개월만에 기소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일요신문DB
성매매 사건 연루 연예인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혐의를 인정하고 약식기소를 받아들이는 유형과 무죄를 항변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하는 것. C가 약식기소를 받아들인 데 반해 성현아는 정식 재판을 청구해 결국 무죄를 입증했다. 이번에 연루된 섹시 연예인 A의 경우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강하게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검찰이 약식 기소할 경우 정식 재판까지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경찰에 이어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무혐의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 초기 A는 소환 조사에서 “B 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성관계를 맺진 않았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의 지인에 따르면 “아는 오빠의 소개로 B 씨를 만났을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A는 경찰 수사 과정부터 변호사를 선임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는 여자 연예인들의 기본적인 전략은 ‘성현아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현아는 성매수남과의 만남을 ‘성매매’가 아닌 ‘재혼 상대를 구하는 과정’으로 인정받아 무혐의를 받았다. 브로커와 성매수남이 모두 성매매로 처벌받았음에도 성현아는 성매매를 의도로 성매수남을 만난 게 아니라는 주장을 대법원이 받아들인 것. 따라서 A 역시 B 씨를 ‘성매매’가 아닌 ‘교제’를 목적으로 만났던 것이라는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A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는 오빠의 소개로 한 번 만났을 뿐 성관계는 물론 교제를 했던 사이도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결정적인 까닭은 A의 사건이 기존 연예인 성매매 사건과 확연한 차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 연예인 성매매 사건에선 성매수남들이 혐의를 인정했다. 연루 여자 연예인들도 대체로 혐의를 인정해 약식기소로 사건이 마무리됐고 성현아만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해 결국 무죄를 받았다. 동일 사건의 브로커와 성매수남이 모두 성매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성현아는 성매매가 아닌 재혼을 목적으로 성매수남을 만났다는 부분이 인정돼 무죄를 받은 것.
애초 이번 사건은 사업가 B 씨의 진술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B 씨가 “과거 연예인 A에게도 1000만 원을 주고 성매매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알려진 것. 그렇지만 실제로는 B 씨가 경찰 수사에서 성매매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A와 오래전에 한 번 만난 사이일 뿐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연예인 성매매 사건의 경우 성매수남이 혐의를 인정해 경찰 수사가 효과적으로 진행된 측면이 있다. 반면 이번 섹시 연예인 A 연루 사건은 성매수남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까지 혐의를 부인하면서 수사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경찰은 이들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이로 인해 수사가 오래 진행됐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찰은 A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소 긴 수사 기간이 소요됐지만 이번에도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한 만큼 경찰은 어느 정도 혐의를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검찰이 경찰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하게 되는 데 기소가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섹시 연예인 A와 사업가 B 씨 등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수년 전의 일이라 증거 확보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찰이 어떤 결정적 증거를 입수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브로커도 다르다. 지금까지의 연예인 성매매 사건은 모두 브로커 강 씨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브로커가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사건 역시 혐의가 드러난다면 새로운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 역시 사법 처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강 씨가 아닌 또 다른 브로커의 존재가 드러날 경우 그를 중심으로 연예인 성매매 관련 수사 역시 그 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