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대한매일 | ||
연일 쏟아지는 ‘솔로데뷔’ 축하인사에 이효리는 이처럼 뜨거운 성원을 받게 될 줄 몰랐다는 반응이다. 주변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더욱 힘이 난다는 이효리.
그녀는 2003년 8월 ‘솔로독립’을 선포하면서 젊은이들의 ‘팝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핑클’의 맏언니에서 MC로 변신했던 이효리가 이제 다시 당당한 모습으로 뜨거운 무대로 돌아온 것이다.
이효리는 홀로서기 위해 그동안 많은 것을 준비해 왔다. 4명의 동료들이 함께했던 그룹활동에서 솔로로 전향하기란 가수로서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노래 전체를 혼자 소화해야 하므로 무대를 장악할 수 있을 만큼의 카리스마와 무대매너를 겸비해야 할 터인데, 이 부분에서 이효리는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다. 방송과 전국 곳곳의 무대를 통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이효리는 말 그대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효리의 솔로데뷔는 ‘이효리 신드롬’을 불러오기까지 했다. 이효리는 파격적인 의상과 춤으로 뭇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일부 여성들에게도 ‘우상’이 되고 있다. 이효리처럼 예뻐지고 싶다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라고. 인터넷엔 ‘효리만큼 ○○하기’식의 카페 동아리가 잇달아 탄생하고 있다. 과연 ‘이효리 신드롬’은 어디에서부터 생겨나고 있는 걸까.
#1 어려운 만남
이효리를 지면에 ‘모시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이미 인터뷰 섭외에 들어간 것이 수개월 전. 그동안 매니저와 수십여 차례 전화통화를 한 끝에 어렵게 ‘Yes’라는 대답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섭외가 어렵기는 처음이었다. 인터뷰가 성사될 무렵마다 터져 나온 이런저런 구설수 때문에 이효리는 더욱 몸을 꽁꽁 숨겨왔던 터다.
그때마다 매니저 심병철 팀장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효리 본인이 워낙 힘들어해서 인터뷰는 사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염없이 기다리기를 몇 개월째…. 기자도 점점 맥이 빠지면서 한편으로 오기가 발동했다.
#2 재킷사진이 공개되기까지
설상가상으로 앨범 발매 시기까지 자꾸만 미뤄졌다. 애초 7월 말로 예정돼 있던 이효리의 솔로앨범 발매는 8월 초로, 다시 8월 중순으로 늦춰졌다. 이유는 재킷과 뮤직비디오 촬영 때문.
언론에서 ‘극비잠행’이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다뤄질 정도로 이효리측은 당시 촬영스케줄을 공개하지 않은 채 극비리에 작업을 진행했다. 이효리와 관련된 ‘사소한’ 것들마저도 기사화되고 있어 더욱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8월17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를 통한 공식 솔로데뷔를 앞둔 며칠 전까지도 이효리측은 재킷용 사진을 고르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11일 저녁 소속사는 “내일 언론에 홍보용 사진을 한 컷씩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한 컷을 전해 받기 위한 과정 또한 이처럼 만만치가 않았다.
▲ 핑클의 ‘요정’ 이미지를 벗어던진 이효리는 솔로데뷔무대를 성공 적으로 끝냈고(맨 왼쪽), TV 음료CF(오른쪽)에서도 특유의 꾸미지 않은 모습과 섹시함을 보이며 ‘효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 ||
이효리는 첫 솔로데뷔무대를 가진 지난 17일, 자신에게 몰려드는 카메라 앞에서 조금은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그동안 팬들이 이효리의 모습을 보기를 얼마나 고대했는지 미처 몰랐다는 표정. 그리고 잠시 뒤 심호흡을 하고 무대에 오른 이효리는 그동안 꼭꼭 숨겨왔던 갈고 닦은 춤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4분여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을까. 그녀의 모습은 한마디로 ‘이보다 더 섹시할 순 없다’였다.
무대를 내려서는 이효리의 온몸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워낙 춤이 역동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첫무대’에 대한 긴장감이 컸을 터. 이효리는 “바닥이 미끄러워서 실수를 여러 번 했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허나 팬들은 충분히 이효리에게 매료될 만한 뜨거운 무대였다.
─솔로데뷔 소감은.
▲네 명이 함께 설 때는 서로 의지가 많이 됐는데 이젠 혼자 무대에 서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주변의 기대가 큰 것도 부담스럽지만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내 좌우명도 ‘일단 열심히 하고 보자’다.
─핑클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이 어떤 말을 해주었나.
▲첫 방송 때 절대 긴장하지 말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해줬다. 특히 먼저 솔로로 데뷔한 주현이가 큰 힘이 됐다. 주현이가 잘 하고 있으니 나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KMTV 대구 콘서트 무대에서 노래반주가 갑자기 끊기는 사고가 있었는데.
▲어떤 무대더라도 예상치 않게 사고가 나서 무대를 내려오게 되면 속이 많이 상한다. 더구나 솔로데뷔 첫무대인 데다 지방에 계신 분들을 무대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터라 기대도 많이 하고 준비도 많이 했는데 정말 아쉬웠다.
─이번 앨범에 본인이 만든 노래들도 수록됐는데.
▲솔로앨범인 만큼 내 자신의 색깔을 가미하려고 특히 신경을 썼다. 목소리도 기술적인 요소를 빼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녹음했다. 팬들이 듣기에도 이효리와 잘 맞는다는 느낌의 곡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타이틀곡 ‘10Minutes’는 이효리의 섹시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곡이다. 이 곡의 안무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마돈나의 안무를 담당했던 말린 오티스가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효리와 함께 무대에 올라 파워풀한 춤을 선보인 말린 오티스는 “이효리는 노래실력보다도 춤실력이 최고인 것 같다”는 농담 섞인 평을 하기도 했다.
이 곡의 가사는 ‘10분 안에 마음에 드는 남자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 ‘어느 늦은 밤 혼자 들어선 곳 춤추는 사람들, 그 속에 그녀와 너 왠지 끌리는 널 갖고 싶어져. 그녀가 자릴 비운 그 10분 안에 지루했던 순간이 날 보는 순간 달라졌어… Just one 10 MINUTES 내 것이 되는 시간.’
‘애인이 있는 남자라도 뺏을 수 있다’는 도발적인 내용은 이효리의 당당하고 섹스어필한 이미지를 적절하게 부각시킨 것. 이효리는 실제 “서로 ‘필’만 통한다면 단 1분 안에라도 남자를 유혹할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남희석과 함께 진행하는 SBS <보야르 원정대>에서 이효리는 몸매를 드러낸 과감한 의상으로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 ||
▲특별한 느낌이 오는 남자가 좋다. 자신이 하는 일이나 패션 등 삶의 방식에 자신만의 개성이 있는 사람이 이상형이다.
─얼마 전 한 방송에서 ‘5년 전 마지막 키스를 나눈 남자와 결혼하고 싶었다’는 깜짝 고백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에는 남자친구가 없었나.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바뀌는 것 같다. 지금은 결혼보다는 일에 매진하고 싶다.
─탱크톱을 많이 입다보니 ‘복근 관리’도 꾸준히 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은 활동을 시작해서 시간이 나지 않아 못하고 있지만 쉬고 녹음하는 동안에는 피트니스 클럽을 다니면서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
이효리는 화려한 춤솜씨와 무대매너를 선보이고 있는 데 반해, 노래실력에 대해선 그리 높게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브를 고집하겠다’는 애초의 공언과 달리 종종 립싱크를 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라이브를 하겠다고 해서 지켜봤는데 이효리만 립싱크를 하더라”며 눈총을 주었다.
물론 “과격한 춤을 추면서 라이브를 소화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지지 입장도 있으나 상당수는 립싱크를 하는 모습에 좋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효리측은 당분간 지켜봐 달라는 입장. 이효리 또한 “춤을 바꿔서라도 라이브를 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가·무’를 둘러싼 이 같은 논란에도 ‘이효리 효과’는 여러 곳에서 뜨겁게 나타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에 ‘이효리 신드롬’마저 낳고 있는 것.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효리 따라하기’ 열풍마저 불고 있다고 한다. 그의 옷과 헤어스타일, 춤 등을 모방하는 여성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포인트는.
▲솔직한 게 아닐까 싶다. 그런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여줘서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럼 외모상의 매력포인트는 어디라고 보나.
▲긴 생머리가 아닐까. 웃을 때 눈이 작아지는 것은 마음에 안 드는 점이다.(웃음)
실제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이효리의 평소 모습과 방송 모습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이효리가 방송에서 솔직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공통된 의견인 것 같다. 오히려 평소에는 외모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 그런 모습에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는 이들마저 있다.
이효리는 지난 23일 KBS <뮤직쇼 하이!5> 방송 중 “주량이 소주 한 병 반 정도”라고 고백하기도 했다(대부분의 여자연예인들이 주량을 물었을 때 ‘소주 반 병’이라고 대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효리는 이날 “양손 네 번째 손가락이 안 굽혀지는 유전이 있다”는 깜짝고백까지 했다. 이렇듯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이 이효리의 진정한 인기비결이 아닐까. 팬들이 그녀에게 “예뻐도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진솔한 모습 때문일 것.
그러나 이효리의 솔직하고 가감 없는 행동이 때로 오해를 낳는 일도 있다. <보야르 원정대> 방송 중 이효리가 함께 출연했던 김동성의 다리를 만지는 모습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이 눈총을 보냈던 것.
이효리는 남성들에게 ‘섹시 아이콘’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섹시한 여가수로 대표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요즘 연예계에 불고 있는 누드촬영 열풍에 대해 이효리는 “절대 누드를 찍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누드를 예술로 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나 역시 섹시함만으로 평가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올 가을 <해피투게더> MC를 그만둘 것이라는 이효리는 “그동안 쟁반을 셀 수도 없이 맞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쟁반노래방’은 신동엽과 이효리의 몸을 아끼지 않는 진행으로 특히 사랑을 받았던 코너다.
이효리는 당분간 가수활동에 매진하는 한편 현재 시나리오 작업중인 영화 <삼수생의 사랑이야기>로 배우로도 데뷔할 계획이다. 말 그대로 전천후 엔터네이너에 도전하는 셈이다. 그녀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팬들의 사랑에 이렇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직은 혼자서 무대에 서는 것이 낯설기도 하지만 팬 여러분들의 사랑이 있기에 잘해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저 효리와 주현, 진이, 유리… 핑클에 대한 영원한 사랑 바랄께요. 열심히 활동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