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192명의 사망자와 151명의 부상자, 6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던 대구 지하철 화재를 기점으로 지하철 관련 제도가 개선되는 등 지하철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 지난 9월 7일에는 피해자들이 남은 국민성금을 활용해 공익 차원의 2・18안전문화재단을 출범시킨 가운데, 서울 지하철 안전은 여전히 확보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주시갑)이 국민안전처와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서울시 지하철 276개 역사 중 109개가 비상대피시간을 초과하고 있다.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 지침」에 따르면 비상대피시간 기준은 승객이 승강장을 벗어나는 데 4분, 연기나 유독가스로부터 안전한 외부출입구를 벗어나는 데 6분을 규정하고 있다.
비상대피시간 초과 지하철역을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마포구가 11개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 9개, 강남구와 중구 각각 8개였다. 비상대피시간 초과 역사가 없는 구역은 금천구가 유일했다.
노선별 기준 초과율은 7호선이 72%로 가장 높았고, 6호선 55%, 5호선 45% 순이었고, 9호선이 3%로 가장 낮았다. 8호선 산성역과 7호선 숭실대입구역, 6호선 버티고개역, 5호선 영등포시장역은 기준 시간을 2배 이상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후화 차량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전체 3,715대 중 9%였던 노후화 차량은 2016년 전체 3,731대 중 13%로 늘어났다. 노후화 차량 이용객 또한 2015년 일평균 61만 9천여 명에서 121만 9천여 명으로 9%에서 18%로 두 배 이상 많아졌다.
소병훈 의원은 “2009년에 지침이 개정되어 미처 기준을 준수하지 못한 역사가 상당한 상황에서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 위해 국비 지원 등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하며 “지자체 또한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시민친화적인 입장에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