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경 위원 | ||
지난 11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장은 차세대 여성지도자 자리를 놓고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이미경 후보는 “우리나라에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여성 정치인이 누구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이어 “민주당의 어떤 여성의원처럼 가슴을 파고드는 독설을 할 줄도 모르고, 한나라당의 또 다른 여성 의원처럼 교묘히 상징 조작해서 인기를 얻어내지도 못한다”며 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을 비꼬았다.
여섯 번째 후보로 나온 허운나 후보도 “17대 총선은 여성정치의 개막이다”며 “한나라당 박근혜, 민주당 추미애가 그런 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고 비아냥거렸다. 허 후보는 또 “(나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구태 정치를 세습한 정치인도 아니고, 자신의 정치욕 때문에 ‘어제의 지도자’가 ‘오늘의 적’이 되는 몰염치한 정치꾼도 아니다”며 두 여성 의원을 싸잡아 비난했다.
결국 지명도 높은 다른 당의 여성 의원들과 맞각을 세움으로써 자신을 부각시키려는 셈법이었던 것. 이처럼 박근혜 추미애 의원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퍼부으면서도 두 후보는 서로에 대해서는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는 눈치였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이미경 후보는 총 투표자 8천3백38명 중 1천6백95표(20.33%)를 얻어 5위로 상임중앙위원에 선출된 반면 허운나 후보는 1천73표(12.87%)를 얻는 데 그쳤다. 허 후보는 “경기도 분당 지역구에서 출마할 것”이라며 ‘와신상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무튼 이로써 ‘한나라당 박근혜-민주당 추미애-우리당 이미경’ 구도로 ‘차세대 여성 정치인 트로이카 시대’가 열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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