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이번 베를린 영화제 시상식에까지 모자를 쓰고 등장한 김기덕 감독. 그가 늘 모자를 쓰는 이유는 나름대로 터득한 ‘태양을 피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절대 대머리는 아니다”며 모자 벗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모자를 쓰는 게 버릇이 된 이후 모자 챙으로 생긴 그늘에서 사물을 보는 게 익숙해졌다”면서 “눈의 룩스가 여기에 고정된 이후 모자 창이 없으면 햇볕이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Q: 왜 영화 중심에는 항상 ‘성(性)’이 있는가.
A: 김 김독은 “나는 삶 자체가 의·식·주·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에서 보디랭귀지가 필요하다. 나는 성이나 폭력을 하나의 보디랭귀지라 여긴다”고 설명한다. 또한 “성에 대한 지적을 하는 이들은 영화의 성적인 부분만을 봐서 그런 것”이라며 “성을 통해 얘기되는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Q: 왜 영화 속 여성이 늘 ‘창녀’인가.
A: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등장하는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대부분 ‘창녀’이거나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이다. 때문에 김 감독은 페미니스트들과 여성단체의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한다. 연극인 이영란씨는 “김기덕 감독은 ‘여자는 창녀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다’는 걸 전제로 깔고 영화를 만든다”고 얘기했을 정도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김 감독은 “우리 사회에서 창녀라는 계급이 어떻게 형성됐고 또 어떤 취급을 받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몸을 파는 것이 그들의 유일한 생존방식이라면 이를 ‘인정’한 뒤 그들의 개인적인 의식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다”고 말한다.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