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4일 선거법 위반관련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고성준 기자
[일요신문] “박근혜 독재정권이 이재명과 국민들을 투사로 만들었다” 대권출마를 사실상 확정지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4일 오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재명 시장은 한 보수단체 간부로부터 SNS선거법 위반 등의 고발 관련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당초 이 시장은 선관위조차 문제 삼지 않은 문제를 검찰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을 두고 야권시장의 정치적 탄압으로 보고 출석여부를 고민하다가 검찰조직 역시 국가기관의 공무에 의한 것임을 인정하고 출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시장은 이 자리에서도 작심한 듯 “100만 시민의 살림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귀한 시간에 허접한 고발을 이유로 검찰조사를 받으러 여기에 왔다”면서, “엄정중립의 자세로 국가의 정의를 세워야 할 검찰이 야당탄압 이재명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이어 이 시장은 “(저의)단순한 트윗글이 선거법위반이라는 일반인의 고발을 이유로, 저의 트윗글이 대통령의, 안기부(국정원)의, 심지어 일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터무니없는 고발을 이유로 국가기관이 총동원되어 먼지털이 수사와 감사 등 어떻게든 흠집을 내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시장은 비난의 화살을 박근혜 정부로 겨누며, “박근혜 정부의 경찰은 물대포로 사람을 죽여 놓고도 전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에서 반성은커녕 지금도 국민을 비웃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집회, 결사, 시위의 자유는 물론 표현의 자유 등 기본적 인권과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를 부정하고 있다. 권력기관을 이용해 두려움을 조장함으로써 국민을 지배하는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시장은 “박근혜 정부는 국민을 우습게 알고, 국민의 권리를 억압하고, 심지어 국민의 목숨까지 빼앗는 비정상적 국가권력”이라며, 박근혜 현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규정했다. 이 시장은 그 이유로 “명예훼손 수사로 입을 막고, 무죄판결이 예상됨에도 정치보복성 기소를 감행, 약화되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의 공포 야기해 한반도에서 긴장과 대립을 격화시키고 평화와 통일을 위협, 기득권자들의 이익을 공고화하기 위해 다수 서민대중에게 고통과 책임 전가”로 들며, 독재정권이 권력을 유지하며 국민을 억압하는 전형적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검찰 출석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성준 기자
끝으로 이재명 성남시장은 “저와 수많은 시민들을 투사로 만들고 있는 것은 박근혜 독재정권이다. 국가와 국민을 버리고, 경찰 검찰 국정원을 앞세우는 박근혜 독재정권은 결국 국민과 역사의 두려움에 직면하고야 말 것”이라며 경고한 뒤 “정의와 자유,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두려움과의 전쟁이었다. 비정상적 국가권력을 정상화하기 위해 ‘두려움과의 전쟁’을 시작하겠다. 두려움을 이기고 대한민국의 혁명적 변화를 위해 정의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의연하게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재명 시장의 검찰출석에는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인 안호영 의원과 지용호 대변인 등이 함께하며, “우리 당에서도 여러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이재명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검찰 조사는 앞서 한 보수단체 간부 김 아무개 씨가 지방단체장 지위를 이용한 사전선거운동 지시 및 직권 남용, SNS를 이용한 2012년 대선 기간 선거운동 및 2014년 총선 불법 선거운동 등으로 이 시장을 고소·고발한 것 등과 관련해 이뤄졌다. 이밖에 또 다른 보수단체 대표와 전직 의원 등이 이 시장을 상대로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이 시장에 대한 조사는 오전 10시부터 형사2부 2개 검사실에서 차례로 이뤄지며, 이 시장은 검찰 조사를 18시까지만 받고 퇴청할 것을 밝혔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