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바둑의 주요 멤버들. 왼쪽부터 배윤진,김혜림,문도원,이다혜.
[일요신문] 여자 바둑계에 가뭄 끝에 단비 같은 기전이 탄생했지만 프로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신설된 기전 명칭은 ‘꽃보다 바둑 여왕전’. 지난 9월 27일 한국기원에서 개막했다. 이 대회는 여자 기사들이 성인들을 대상으로 직접 지도에 나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꽃보다 바둑센터’ 회원들이 여자 프로바둑 발전을 위해 후원을 자청해 성사됐다.
문제는 대회 규모가 기전에 비해 무척 작다는 점. 꽃보다 바둑 여왕전의 대회 총 규모는 2600만 원이며 우승상금은 23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80만 원이다. 웬만한 아마추어 기전도 상금 규모가 5000만 원이 넘고, 한국바둑리그 대국 당 승자 대국료가 350만 원임을 감안한다면 무척 적은 액수다.
꽃보다 바둑센터의 주역 중 한 명인 문도원 3단은 “다른 기전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아 아쉽지만 후원해 주신 회원 분들께 감사드린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멋진 바둑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상금이 너무 적어 프로의 권위를 손상시킨다”고 지적하며 이를 공식기전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때문에 이미 일부 기사들은 대회 보이콧을 선언하며 출전 거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여자기전은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와, BnBK배 여류국수전, 여류명인전 등 3개. 그러나 여자바둑리그를 제외한 여류국수전과 여류명인전은 토너먼트 대회로 대국 수가 많지 않아 여자 기사들이 실전 대국을 치르는 횟수가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래서 신설된 ‘꽃보다 바둑 여왕전’은 여자 기사들이 많은 실전 대국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예선전부터 스위스리그를 도입한 것인데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여자랭킹 1, 2위인 최정, 오유진과 박지은, 조혜연 9단이 불참한 가운데 총 26명이 출전 의사를 밝힌 이번 대회는 10월 중순까지 스위스리그를 통해 12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려낸다. 본선에 오른 12명은 6명씩 양대 리그를 펼쳐 각조 1위와 2위가 준결승에 진출한다. 준결승은 10월 21일, 결승전은 10월 25일 벌어진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