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만난 그녀는 훨씬 예쁘고 성숙한 이미지를 풍겼다. 자리에 앉자마자 자신의 외모에 대해 ‘김희선, 전지현’ 운운하는 네티즌들의 평가가 부담스럽다며 자신은 오히려 탤런트 양미란을 더 많이 닮았다며 정정을 요구하는 바람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다음은 김아름씨와의 일문일답.
―유승민의 여자친구에 대한 관심이 가히 폭발적이다. 실감하고 있나.
▲기자들로부터 엄청난 전화를 받았다. 승민이가 대단한 일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까지 인터뷰 세례를 받는 걸 보면. 하지만 이렇게 기자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승민이 부모님께서도 걱정을 많이 하신다. 내가 너무 노출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러신 것 같다. 될 수 있으면 난 평범하게 살고 싶다.
―탁구선수 출신인 걸로 알고 있는데 탁구는 언제 그만뒀나.
▲2~3년 전에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지금은 학교에서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탁구를 가르치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승민이는 우리들의 우상이었다. ‘신동’이라 불리며 선수들 사이에서도 유명세를 탄 탓에 나 또한 승민이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다.
―본격적으로 사귀게 된 계기는.
▲중2 때 ‘탁구 꿈나무’로 뽑혀 일본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승민이와 함께 참가한 적이 있었다. 우리 말고도 여러 명의 선수들이 있었지만 그때부터 승민이가 날 좋아한다는 걸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선 ‘신동’으로 불리는 승민이가 부담스러웠고 그 애의 마음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튕기기만 했다. 그러다 고3 때 처음으로 승민이 입에서 ‘사귀자’는 말을 들었다. 그것도 컴퓨터로 채팅하면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승민이의 표현이 상당히 어른스러웠다. ‘앞으로 널 행복하게 해줄게’였다. 무슨 결혼 프러포즈도 아니고 열일곱 살 먹은 남자애의 표현치곤 어울리지가 않아 순간 당황했었다. 그때부터 승민이를 ‘소년 25세’로 불렀다.
―‘신동’이란 타이틀에 대해 유승민도 부담스러워했나.
▲승민이보다 친구들이 더 부담스러워했다. 친구들이 승민이가 바쁠 거라고 지레 짐작한 나머지 연락도 안하고 술자리에서도 제외시키곤 했었다. 승민이는 친구들의 이런 마음을 잘 이해했다. 그래서 친구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자기가 먼저 찾아다니고 연락했다. 혹시 연습 시간에 친구들이 전화를 했는데 못 받았다면 연습 후 일일이 다 전화해서 안부를 전할 정도였다. 사람들이 유니폼을 달라고 부탁하면 그 이름을 따로 적어놨다가 자기가 입을 게 없더라도 일일이 다 챙겨줬다.
―결승에서 만난 왕하우와 유승민 중 누가 더 잘생겼다고 생각하나.
▲객관적으론 왕하우가 잘 생겼지만 승민이한테는 표현 못할 매력이 있다. 동갑내기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승민이가 훨씬 더 어른스럽고 날 관리해준다. 그런 승민이의 어른스러움이 좋다. 만약 나보다 정신적으로 어린 친구였다면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유승민으로부터 받은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걸 꼽는다면.
▲독일에서 힘들게 생활할 때 종이학 천 마리를 접어서 보내왔다. 승민이가 손재주가 없는 편인데도 종이학을 접어서 보냈다는 게 큰 감동이었다. 또 화이트데이에 사탕이랑 자신의 일기장을 책으로 만들어서 보내준 것도 잊지 못한다. 승민이는 이메일도 자주 하지만 직접 쓴 편지를 보내는 걸 좋아한다.
―아무리 좋아도 한 가지 정도의 불만은 있을 것 같다.
▲유난히 보수적이다. 내 옷차림에 대해서도 잔소리가 많다. 조금이라도 야한 옷을 입고 나가면 내 손을 끌고 옷가게로 가서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옷을 사 입힐 정도다. 운동선수 출신이라 난 남자친구들이 많다. 승민이 친구가 모두 내 친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걸 승민이가 못마땅해 한다. 한번은 그 문제로 토닥거린 후 내 휴대폰에서 남자 이름은 몽땅 지워버렸다. 요즘은 친구들이 내 이름 대신에 ‘형수님’으로 부른다.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받은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 결혼을 염두에 둔 프러포즈를 받진 못했다. 그러나 ‘우리가 결혼하면~’이란 전제로 대화를 한 적은 많다. 우린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좋은 만남을 가질 것이다. 또 좋은 결실을 맺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지금은 그 과정이니 지켜봐주시면 고맙겠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