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쟁점은 역시 이 대표가 안 시장측에게 굴비상자를 전달한 시점이다. 8월24일이냐, 아니면 28일이냐에 따라서 안 시장의 운명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경찰과 검찰에서는 안 시장측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24일이 거의 확실하다고 믿고 있는 눈치다. 이 대표와 그의 운전기사 등의 진술이 일관된 데다, 28일에는 이 대표가 인천이 아닌 광주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박계동 의원은 “굴비상자 전달 날짜가 분명히 8월28일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24일로 조작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결정적인 단서를 추가 발표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만한 게 뭐가 있단 말이냐”며 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당초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던 돈 전달자까지 찾아내는 등 모든 수사진이 고생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 엉뚱하게 왜곡하고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전달 날짜는 안 시장과 이 대표, 그리고 안 시장의 여동생 등 3자 대면 조사로도 충분히 밝혀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만약 이 대표의 진술대로 24일이 맞는 것으로 확인되면 안 시장의 도덕성은 완전히 실추될 뿐만 아니라 추가 의혹까지 불러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의 상태에 빠질 전망이다.
반면 안 시장 주장대로 28일이 맞으면, 한나라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음모론이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내에선 이 대표가 안 시장을 곤경에 빠트리기 위해 거짓 진술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당초 안 시장이 이 대표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15대 전국구 의원을 지낸 안아무개 전 의원이 자리잡고 있다. 안 시장은 “15대 때 함께 의정활동을 했던 안 전 의원이 내게 이 대표를 지난 5월 소개했다”고 최근 밝혔다. 확인 결과 안 전 의원은 이 대표와 동향 출신에 같은 고교와 대학 4년 선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대표가 인천시 공사를 수주받기 위해 안 시장과 친분이 있는 안 전 의원에게 소개를 부탁했을 것이란 그림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따라서 안 전 의원에 대한 조사를 통해 안 시장과 이씨의 만남에 대한 함수 관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에 대한 조사 여부나 향후 계획에 대해 경찰은 “노 코멘트”로 일관했으나, 경찰 주변에서는 중요 인물인 만큼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안 전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평소 절친한 후배인 이 대표가 내게 안 시장을 한번 소개시켜 달라고 해서 지난 5월 중순경 한 차례 같이 인사하는 자리를 만들어준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자리에서 무슨 내용의 말이 오갔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첫 만남인 만큼 서로 인사 정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이후로는 두 사람이 직접 만났기 때문에 두 사람 간의 현재 입장 차이에서 누가 옳고 그른지는 나로서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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