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의 ‘영창’ 발언이 난데없이 국회 국정감사에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과거 가수 조영남의 헌병대 끌려간 사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일요신문DB
조영남은 지난 2010년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 “이등병 시절 군대에 큰 행사가 있어 노래를 하게 됐다. 노래를 하러 갔더니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며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영남은 “원래 ‘황성옛터’를 부르기로 계획돼 있었는데 뭔가 부족하단 생각이 들어 즉석에서 노래를 바꿨다”며 “그 때 부른 노래가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각설이 타령’이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행사 다음날 벌어졌다. 조영남은 자신이 헌병대로 끌려가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누구냐는 식의 취조를 받았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조영남이 참석했던 육군행사는 박정희 대통령이 1년에 한 번씩 참석하던 큰 행사였던 것이다. 조영남은 지난해 JTBC <힐링의 품격>에서도 당시 일을 언급한 바 있다.
앞서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의 한 장면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김제동은 군복무시절 사회를 본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군사령관의 사모님을 ‘아주머니’라 불러 13일간 영창에 수감됐었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영상 속 김제동의 발언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해당 발언이 군 간부 문화를 조롱한 것으로 군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조영남의 발언은 군사 독재 시절의 억압적인 시대상을 반영한 내용이다. 군 조직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김제동씨의 발언과 맥락이 비슷하다. 이에 네티즌들은 “백승주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김제동의 발언보다 조영남의 발언이 더 심각한 문제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