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재산 출연으로 설립된 청계재단.
박근혜 대통령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는 육영재단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호를 딴 일해재단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태재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무현재단,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계재단을 설립했다. 일부는 재단의 사업 방향대로 굴러가지만 다수는 논란을 낳았고 해체되기도 했다.
미르재단이 의혹의 중심에 섰다. 용(龍)의 순 우리말인 미르. 박근혜 대통령이 용띠여서 일각에선 박 대통령 퇴임 후 활동공간이라 해석하지만 아직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고 의혹의 팩트 확인 과정에 있다. 고 최태민 목사 딸인 최순실 씨의 개입 의혹이 있지만 청와대는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한 정가 인사는 “털면 먼지 안 나올 재단이 어디 있느냐. 재단 이야기가 나오는 것 보니 정권 말을 맞이한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의 재단은 늘 이야깃거리가 된다. 왕성하게 활동 중인 육영재단이지만 박 대통령은 재단의 이사장직을 두고 동생인 박근령 씨와 갈등을 빚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로 인해 지금도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육영재단은 그 자산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일해재단은 당시 내로라하는 재벌들로부터 600여억 원을 자금으로 모아 논란이 됐다. 경기도 한 공군비행장 부근에 20만 평 부지로 만들어졌지만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취를 감췄는데 현 세종연구소가 그곳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논란의 핵이 되자 부랴부랴 통폐합을 선언했는데 이를 두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일해재단이 세종연구소로 재탄생하는군요”라고 풍자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만큼 닮은꼴이란 얘기다.
아태재단은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의 줄임말이다.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 통일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만든 연구재단이었지만 측근인 이수동 씨(아태재단 상임이사)가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빛이 바랬다. 당시 한나라당이 재단 모금 과정을 문제 삼으면서 김대중도서관으로 재탄생할 수밖에 없었다.
청계재단은 청계천 재탄생으로 대통령이 된 이 전 대통령이 자기의 재산을 출현해 만든 장학+복지사업 재단이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자산 관리 공간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니는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국정감사 중인 이때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국세청의 공익법인 결산서류를 분석해, 청계재단이 설립 이후 6년 동안 91억 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장학금 지급액은 수입액의 30%인 27억 7300만 원에 불과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2009년 9월 설립 이후 현재까지 85억 2000여만 원의 부동산 임대수입을 포함해 ㈜다스 주식의 배당금 5억 2000여만 원 등 총 91억 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고유목적사업인 장학금에 대한 지출은 해마다 줄어 2010년에는 6억 2000만 원, 2012년 4억 6000만 원, 2014년 3억 1000만 원이었고, 작년에는 3억 5000여만 원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