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2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열린 해외자원개발 확대를 위한 전략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청와대
MB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실패는 국정감사에서 어느덧 ‘단골메뉴’가 됐다. 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자원개발 3사가 적극 나서 진행된 해외개발사업에 천문학적 예산이 낭비된 것도 모자라 자원개발 3사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등 방만 경영·부실 관리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투자된 돈이 30조 원에 육박하며 그 중 90% 이상은 빚으로 투자된 금액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실에 따르면, MB 정부 출범 시기인 지난 2008년 자원 3사가 70개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쏟아 부은 사업비는 무려 30조 3560억 원이었다. 자원 3사는 투자금의 대부분을 빚을 내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가 14조 2026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스공사 8조 7525억 원, 광물자원공사 4조 6890억 원에 달해 총 27조 6441억원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91%가 빚인 셈이다.
앞으로 자원 3사가 만기 시까지 지불해야 할 이자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가스공사는 추정이 어려운 탐사사업을 제외하고도 이자비용이 1조 8993억 원에 달했고, 석유공사의 이자비용은 1조 4303억 원, 광물자원공사는 4698억 원으로 추정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채비율 또한 폭등했다.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2008년 73%에서 2016년 6월말 현재 516%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고, 광물자원공사도 2008년 85.4%에서 2016년 6월 말 현재 1만 454%까지 증가했다.
자원 3사의 자회사들 역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석유공사가 지난해 말 기준 영국 다나, 캐나다 하베스트, 미국 앵커 사업 등 5개 사업 자회사의 손실이 2조 6000억 원에 달한다. 광물공사는 1조 63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며 “두 곳에서만 총 4조 2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해외자원개발 실패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이들 3사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거나 성과가 미미한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또 다른 혈세 낭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원 3사가 MB 정부 시절 받은 총 2722억 원의 성과급을 지적했다. 김 의원실이 자원개발 3사의 성과급 지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자원개발 3사가 지급한 성과급은 가스공사가 2638억 원, 석유공사 666억 원, 광물공사 186억 원 등 총 349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명박 정부 시절 5년간 지급한 성과급 액수는 2722억 원에 달했다.
이 중 가장 많은 성과급을 지급한 곳은 가스공사로 2012년 3600억 원이던 당기순이익이 2013년 마이너스 2000억 원으로 5600억 원 이상 급감했음에도 같은해 453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석유공사는 2011년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150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4조 5000억 원으로 손실규모가 30배가량 증가하는 등 경영상태가 계속 악화됐음에도 2012년에는 약 12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2014년에는 무려 108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광물공사 역시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2012년 약 26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데 이어 적자규모가 급등한 2014년에도 8억 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또한 자원 3사는 수조원을 투입하고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사업들을 고전략고수입 사업으로 분류해 전략 육성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광물공사는 1조 5821억 원과 1조 2156억 원이 각각 투입된 암바토비, 볼레오 사업을 고전략고수입 사업으로 분류했다. 이들 사업의 회수액은 각각 239억 원, 386억 원에 불과했다. 석유공사는 4조 5050억 원을 투입하고도 회수액이 49억 원에 불과한 하벳트 68개 세부사업 중 20개를, 가스공사는 1조 853억 원의 투자가 발생한 혼리버 사업을 고전략고수입 사업으로 분류했다.
김병관 의원은 이와 관련해 “해외자원개발 실패는 정부의 무능과 공기업의 안일함이 결합된 예고된 참사”라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비호 아래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고도 책임은 회피하는 공기업의 운영 행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MB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꼬집은 책 <MB의 비용> 집필자로 참여한 고기영 한신대 교수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자원외교라는 미명하에 마구잡이식 투자를 일삼아 수십조 원의 빚을 지게 된 사건”이라며 “손해 규모를 정확하게 추산하기는 힘들지만 많은 사업이 지금도 손해가 나고 있다. 이익이 나는 경우도 더러 있으나 규모가 큰 사업일수록 손해 규모도 커 장기적으로 손실액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
해결기미 안 보이는 MB 정부 4대강 사업도 도마 위에 MB 정부 최대 이슈로 아직까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4대강 사업도 국정감사 시즌이면 찾아오는 단골손님이다. MB 정부 때 시작된 4대강 사업은 해마다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라 시정을 요구받아왔지만 허점은 여전했다. 낙동강 녹조현상. 사진=이해찬 의원실 제공 특히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부채문제에 대한 질책의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정부가 밝혀왔던 4대강 사업에 들어간 총 비용 규묘는 22조 원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10조 원 이상 더 많은 32조 7000억 원의 비용이 투입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전액을 재정에서 부담한 게 아니라 8조 원 규모를 한국수자원공사가 담당하며 이 같은 비용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자원공사는 사업비 전액을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했다. 회사채 발행에 따른 이자비용은 정부가 예산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5년까지 1조 5000억 원이 지급됐고, 2036년까지 약 2조 8000억 원을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며 총 이자비용만 4조 3000억 원에 달한다. 금융비용 4조 3000억 원, 정부가 갚을 부채원금 2조 4000억 원, 수자원공사가 갚을 부채원금 4조 원 등 총 10조 7000억 원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수질관리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대강 사업이 녹조문제를 심화시켰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이 완료된 2012년 이후 낙동강 정수장 네 곳에서 약품 사용량이 5년간 최대 3배까지 증가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4대강 사업이 완료된 2012년 이후 ‘녹조 정화약품’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약품 사용량이 급증한 시점과 녹조 발생시기가 일치하는 것을 보면 낙동강 본류 녹조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