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청와대에서 열린 대외경제위원회 회의. | ||
박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한상의가 국내 경제 5단체(상의, 전경련, 중소기업중앙회, 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 가장 큰 규모인데도 왜 전경련을 맨 앞에 세우나. 대한상공회의소만 법인이고 다른 단체는 임의단체이다. 가나다 순으로 해도 맨 앞이다”며 “닥치는 대로 인터뷰를 응하면 상공회의소도 외부로 활동이 알려지는 것이니까 인터뷰를 굉장히 많이 했다. 악명이라도 많이 나야 할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의 말을 들어보면 문장이 말끔하게 끝나는 것도 아니고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맞지도 않다. 동어가 반복되는가 하면 필요한 말이 생략되기도 한다. 처음 박 회장의 말을 듣는 사람은 적응이 필요하다. 투박한 언어이면서도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박 회장은 “평소 생각을 가식 없이 표현하다 보니까 화제가 되는 것 같다. 다른 경제단체의 수장들은 연배가 많아서 인터뷰를 해도 의례적이지만 나는 형식, 의전, 언어 파괴를 하니까 화제에 오르는 것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두병 전 회장을 보좌했던 대한상공회의소 임원들은 박용성 회장도 부친을 닮아 성격이 급하고 기존의 일들을 뒤집어 버리는 것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박 회장이 언론 인터뷰를 마다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가 쓴 칼럼집 <꿈을 가진 자만이 이룰 수 있다>에 나와 있다.
‘PR’이라는 글에서 박 회장은 “언론기관 공포증, 기피증에 걸려 있는 중간 관리자들, 경영자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남 앞에 자랑하는 것을 팔불출로 여겨 침묵만 지키는 것은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 될 수 있는 한 피할 것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알릴 것은 적극적으로 알리고, 인터뷰나 전화 문의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임을 잊지 말자”고 전하고 있다. 책을 쓴 시점이 93년이니 예전부터 박 회장은 남다른 ‘PR관’을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 형제의 난 이후 박 회장의 ‘PR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위기관리 능력이 조금 미흡하다는 것이다. 현재 두산과 함께 재계의 관심사인 삼성그룹의 경우 쏟아지는 비난으로 스톡옵션제를 없애고, 물량을 앞세운 고급인력 싹쓸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조금씩 여론 무마용 이슈를 내보내고 있다. 반면 두산그룹은 비록 내부문제이기는 하지만 사과와 반성의 모습이 미흡하지 않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