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시험 발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과 김락겸 상장(원 안). 연합뉴스
필자는 지난해 11월 25일 연재(1228호)를 통해 소백수대학(전략로켓사령부 산하 인재양성 교육기관)의 실체를 중심으로 북한의 전략로켓사령부에 대해 간접적으로 조명한 바 있다. 당시에 언급했듯이 전략로켓사령부는 김정일과 현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에 의해 비교적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조직이다.
전략로켓사령부는 2000년경 유사시 한미일 군사시설 및 전략목표 타격을 목적 하에 군 포병사령부 내 창설된 ‘미사일지도국’을 전신으로 한다. 당시만 해도 프로그 미사일, 스커드 미사일 운영을 중심으로 고작 1개 여단급에 불과했지만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시기였던 2008년경 현재의 사령부로 깜짝 승격됐다. 당시 김정일은 전략로켓사령부를 ‘나의 아들과 같은 부대’로 칭하며 최고사령부 직속 예하부대로 두기까지 했다. 즉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움직이는 부대가 됐다는 의미다.
최고지도자가 된 김정은은 2012년 3월 전략로켓사령부에 직접 방문 및 참관하여 세간의 주목을 한껏 받았다. 당시 그는 부대원들에게 산타 노릇을 제대로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방문 자리서 텔레비전을 비롯한 고가의 가전제품과 고기 및 간식 등 식료품을 포함해 20만 달러(한국 돈 약 2억 2400만 원) 규모의 선물 꾸러미를 부대원에게 선사했다. 김정은이 전략로켓사령부에 얼마나 큰 애정을 지니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 전략로켓사령부는 북한의 ‘대포동’ 등 ICBM을 포함한 전략 미사일 체계를 운영하는 명실상부 최고 핵심조직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북한 미사일 운영체계의 발전 양상이 곧 사령부 조직의 성장과 일맥상통한다.
본격적으로 최근 필자가 입수한 전략로켓사령부 내부조직을 살펴보자. 내부조직도는 2013년 내부 자료를 토대로 한다. 2013년 현재 전략로켓사령부는 3개 사단급 부대를 합친 1개 연합부대 급 군단 규모로 확인된다. 물론 이는 작전 상 부대원을 기준으로 한 규모로 전략무기의 화력을 기준으로 하면 보통 군단급 부대와는 비교가 안 된다. 사령부 인원은 약 1만 5000명 수준으로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000여 명은 군관(장교) 및 복무사관(기술사관)으로 꾸려져 있다. 이러한 군관 및 복무사관 비율은 타 부대와 비교해도 월등한 수치다.
현재 사령부 본부는 평안남도 성천군 백원리에 위치한다. 애초 부대는 북한 수도인 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있었지만 사령부 승격과 함께 해당 위치로 옮긴 것으로 파악된다.
사령부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김락겸 상장(현재 대장)이다. 2007년 4월 소장 진급 당시만 해도 미사일지도국장에 불과했지만 부대 승격과 함께 2008년 중장급으로 승진(실제 중장이 된 것은 2011년 10월인 것으로 확인됨)했다. 상장이 된 것은 김정은 시대 인물들을 가늠할 수 있었던 2012년 4차 당대표자회의 당시다. 이때 김락겸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처음으로 올리며 김정은 시대 핵심인사로 등극했다. 최근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주도자로 외신에 자주 오르내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북한 전략로켓사령부의 배치 현황(위 그래픽)과 조직도(아래 그래픽). 그래픽=백소연 디자이너
사령부는 본부 산하에 크게 9개의 분소와 4개의 전략기지로 쪼개져 있다. 일단 분소를 살펴보자. 분소라는 개념은 한국 군 체계에서는 낯선 단위다. 대략적으로 1개 분소는 연대급과 대대급의 중간 규모로 볼 수 있다. 1개 분소는 보통 노동미사일(사정거리 1200km 전후)과 대포동미사일(사정거리 3000km 전후)을 운영한다.
보통 9개 분소를 3개 제대(한국의 여단 급)로 묶기도 한다. 제1제대는 노동미사일을 운영하는 3개 분소를 포함한다. 지리적으로는 북한 남단 위도 39도 이남지역을 담당한다. 여기에는 황해북도 연탄군에 위치한 79분소(서부전선 담당), 황해북도 곡산군에 위치한 80분소(중부전선담당), 강원도 안변군에 위치한 81분소(동부전선 담당)가 속한다.
제2제대 역시 앞서 제1제대와 마찬가지로 노동미사일을 운영하는 3개 분소를 포함한다. 지리적으로는 북한 중부 지역을 담당한다. 해당 제대에는 평안남도 대흥군과 함경남도 신흥군 접경지역에 위치한 92분소(동해안 담당), 평안남도 양덕군에 위치한 93분소(서해안 및 평양 상공 담당), 함경남도 허천군에 위치한 94분소(일본 담당)가 포함된다. 특히 93분소는 사령부와 함께 있어 외부공격에 가장 적합한 방어수단을 가지고 있으며 92분소는 요격체계가 함께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마지막으로 제3제대는 앞서의 1, 2제대와 달리 대포동미사일급 분소 3개를 포함한다. 지리적으로는 북한 북부지역에 주로 위치한다. 해당 제대에는 양강도 김형직군(전신 후창군)에 위치한 95분소를 비롯해 자강도 전천군에 위치한 96분소, 평안북도 운산군에 위치한 97분소 등이 배치돼 있다.
앞서의 분소급 부대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다룬다면 4개 기지는 실제 ICBM을 의미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운영하는 핵심부대다. 즉 4개 기지는 실질적으로 미군의 전략요충지를 겨냥한다. 여기에는 필리핀, 하와이 등 군사기지는 물론 더 나아가 궁극적으론 미국 내 시설까지 사정권에 두고자 노력 중이다. 이것이 북한 발사체 기술 발전의 실질적인 목표기도 하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다루는 4개 기지에는 평안남도 은산군(김철주포병군관학교 인근)에 위치한 51기지, 자강도 전천군에 위치한 52기지(96분소와 함께 위치), 자강도 화평군에 위치한 53기지, 평안북도 삭주에 위치한 54기지가 포함된다. 4개 기지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다루기 때문에 보통 이동발사대(TEL)를 운영하는 앞서의 9개 분소와 달리 주로 고정발사대를 운영한다. 또한 4개 기지 안에는 별도의 발사대를 운영하는 부속 부대들도 존재하고 있다.
이렇듯 전략로켓사령부를 중심으로 한 북한의 전략 마사일 배치 체계는 상당히 조밀하고 전술적으로 짜여 있다. 여기에 필자가 한 차례 다룬 바 있는 소백수대학(평안북도 정주군 소재)은 김철주포병군관학교의 우등생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선발하여 해당 사령부에 인재를 공급하고 있다. 인재 양성과 전략배치 구도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의 전략 미사일 운용체계는 상당 수준에 올라와 있다.
한편 필자가 이번에 공개한 전략로켓사령부 내부 조직은 자료 기준으로 2013년경 조직이다. 필자는 지난해 해당 사령부 조직 내 몇 가지 변화가 있다는 내부 정보를 추가로 입수하기도 했다. 다만 부대 운영의 근간은 큰 틀에서 이번에 공개한 내부 조직을 토대로 운영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정리=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전략로켓사령부 화력 수준은? 사거리 9000km 미사일 실전배치 가능성 북한 전략로켓사령부의 실제 화력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는 북한 내에서도 정보 수집이 어려운 부분으로 일부의 정보를 토대로 어림잡아 가늠할 수밖에 없다. 일단 9개 분소의 화력 수준은 비교적 근접한 수준에서 산술이 가능하다. 내부 정보에 따르면 보통 1개 분소 안에는 중거리 미사일 20여 개와 10여 개의 이동발사대(TEL)가 위치한다고 한다. 이를 9개 분소에 적용한다면 북한에는 약 200여 개 이상 수준의 중거리 미사일과 100여 개의 이동발사대가 실전 배치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전략로켓사령부에서도 핵심전략인 4개 기지의 화력 수준이다. 일단 각각 기지에는 미사일 갱도와 함께 고정발사대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실질적으로 어떤 모델의 장거리 미사일이 배치됐는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 4개 기지 내 사정거리 9000km 이상 급의 장거리 미사일 실전 배치 가능성은 어느 정도 존재한다. 다만 내부 정보에 따르면 이들의 작전 성능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한다. 모델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미사일 1기당 설치비용은 최소한 200만~2000만 달러(한화 22억~220억 원 수준) 정도다. 통치자금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김정은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아직 완벽한 작전 성능이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김정은 스스로 막대한 자금을 들여가며 미사일 전진배치를 꾀하는 모습 속에서 그의 집착과 고집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각 미사일 부대는 위장방호벽과 위장망 그리고 3배 정도의 가짜 기지들을 통해 철저하게 보안 유지된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는 감지가 쉽지 않다. 보통 외부 감지 시스템은 해당 부대 내부의 이동발사대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서 시작되지만 이것 자체가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다. 최근에는 평양 시내 아주 가까운 곳에도 미사일 기지를 비밀리에 설치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