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동대문구 송 모 씨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시골집에 홀로 계시는 노모를 모시러 간 사이에 냉장고 배선 불량으로 집에 불이 난 것이다.
▲ 6일 제기동 화재현장에서 동 관계자들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단칸방에 있는 가재도구도 다 타버려 생활이 불가능한 마당에 집주인은 설상가상으로 집을 원상복구 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송 씨는 현재 지인의 집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송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발견한 것은 제기동주민센터(동장 안중회)와 제기동희망복지위원회(위원장 양종구)였다.
구가 올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전수 조사 당시 연락이 닿지 않았던 송 씨를 끝까지 수소문하여 찾아낸 것이다.
송 씨의 사연을 알게 된 동 관계자들은 현장을 방문하고 긴급회의를 열어 현관문, 씽크대, 배선, 방범창 등 총 350여 만원의 비용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일에는 복지통장, 희망복지위원, 자활근로자, 복지플래너가 힘을 합쳐 약 3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직접 수거하고 11일부터는 현관문, 씽크대, 도배, 장판 등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화재 피해를 입은 송 씨가 빠른 시일 내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관계자들이 힘을 모은 것이다.
송 씨는 “보증금 300만원이 전부였어요. 몇 달 전엔 남편도 병으로 죽고 불까지 나니까 죽고 싶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에 이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한편, 구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시행과 더불어 동대문구 복지브랜드 보듬누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동희망복지위원회 또한 지역 주민들이 이웃을 서로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중회 제기동장과 양종구 제기동희망복지위원장은 “앞으로도 지역 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지원 사업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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