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미소지기 채용 홈페이지의 미소지기 홍보.
[일요신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영화관이 꼼수를 써 아르바이트생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르바이트생 퇴직 시기에 맞춰 근무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퇴직금을 축소하거나 계약기간을 1년 미만으로 설정해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고 있다.
영화관 업계 1위 CGV는 아르바이트생을 ‘미소지기’라 부르며 1년 이상 근속 시 퇴직금 지급을 홍보한다. 복지 혜택이 좋고 퇴직금도 받을 수 있는 미소지기는 청년들 사이에서 ‘추천 알바’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미소지기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A 씨는 “퇴직금을 지급하지만 직원이 금액을 조절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료 미소지기는 퇴사를 앞두고 직원이 근무 시간을 줄여 받는 퇴직금이 적었다”며 “퇴사 시점 근무 시간에 따라 퇴직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년 이상 근무시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미소지기 채용 홍보.
적어진 퇴직금이라도 받는 직영점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위탁점으로 운영되는 CGV에서는 퇴직금 자체를 받기 어려운 구조다. 위탁점에서 28개월간 미소지기로 근무한 B 씨는 “계약서를 쓸 때 근무 기간을 11개월로 정한다”며 “다른 위탁점도 대부분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직영점에서 근무하다 위탁점으로 자리를 옮긴 A 씨는 근무기간이 제한된 계약서를 써야 했다. A 씨는 “채용홍보를 보면 전사가 퇴직금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탁점은 그렇지 않은 곳이 많다. 잘못된 홍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CGV 관계자는 “직영점에서는 실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적은 일”이라며 “위탁점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확인해보고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쟁 업체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경우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두 회사 모두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기본으로 한다. 이들은 일부 CGV 위탁점과 같이 장기 아르바이트생에게 재계약이 아닌 퇴사 뒤 재입사를 권한다. 메가박스에서 10개월간 근무했던 C 씨는 “일하던 당시 롯데시네마도 10개월만 계약한다고 하기에 영화관은 원래 다들 그렇게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쪼개기 계약은 일방적으로 강요된 계약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한 쪽의 강요로 맺은 계약은 노동법 위반으로 계약이 전면 무효화되며 업체는 근무자의 근무 기간 전체를 기준으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지급을 거부할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근무 시간을 축소해 퇴직금을 줄이는 경우 과거 판례를 살펴보면 근무 시간을 줄이기 이전의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책정해 지급된 적이 있다”며 “일방적으로 강요된 계약은 노동법 위반으로 강력하게 처벌한다”고 말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