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박남춘 의원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전행정위원회 간사, 인천남동갑)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11. 14. 물포 피해 농민사건 기초조사 보고” 자료에 따르면, 인권위 조사관은 사고 발생 이틀 뒤인 11월 16시 15시경 백선하 교수를 면담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백교수는 백남기 농민의 진단명을 ‘우측 두개골 함몰 골절과 우측 전두부·두경부 급성 경막하 출혈’로 밝혔으며, ‘함몰 부위를 살펴볼 때 단순 외상이 아니라 높은 곳에서 떨어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임상적 소견으로 그냥 서 있다가 넘어질 때 생기는 상처와는 전혀 다르다, 백남기 농민의 경우 생존율은 50% 정도이며, 설사 회복한다고 해도 의식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증언하는 등 백남기 농민의 상태에 대해 매우 위중하고 회복가능성이 낮다는 증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백교수가 백남기 농민의 사망 이후에 보인 태도는 이와 사뭇 다르다. 백선하 교수가 최근 기자회견 및 국회에서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수술 후 회복이 가능했으나 유족의 치료 거부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질병을 얻어 ‘병사’한 것이며, 이 때문에 고인의 죽음을 ‘유족’의 탓으로 돌리는 듯 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서울대병원・서울대의대 합동특조위 위원장이 ‘외인사’가 맞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도 진단명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백선하 교수의 ‘병사’ 진단은 결국 경찰에 의해 ‘부검’의 명분을 주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백남기씨 사망 하루 뒤인 9월26일 경찰청 기자실에서 열린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백 농민이 애초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두피 밑으로 출혈이 있었다고 되어 있었는데, 어제 주치의는 신부전으로 인한 심장 정지로 병사했다고 밝혔다. 사인이 불명확해 부검을 통해서 사인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백선하 교수의 ‘병사’ 진단이 부검의 근거가 된 점을 인정했다.
박남춘 의원은 “백선하 교수의 말바꾸기와 경찰의 부검시도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마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 백선하 교수의 ‘병사’진단은 이미 잘못된 진단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경찰은 부검계획을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