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연합뉴스
[일요신문] 신세계그룹이 부천 복합쇼핑몰 개발 계획 재검토에 나섰다. 경기 부천시가 대형마트와 쇼핑몰 등을 제외하고 백화점만 지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사업 전반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는 14일 부천시가 개발 계획 변경을 제안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만수 부천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상권이 위축될 것이라는 인근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 등 영세 자영업자의 의견을 반영해 대형마트와 쇼핑몰 등을 제외해 줄 것을 개발 사업자(신세계)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부천시가 추진 중인 ‘상동 영상문화단지’ 조성 예정지(약 38만㎡·11만5000평) 가운데 7만6000㎡(약 2만3000평) 규모의 부지에 백화점과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호텔, 문화센터 등을 포함한 초대형 복합쇼핑몰 개발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상권경쟁을 의식한 인천 부평구 등 인근 지자체와 중소상인 및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왔다. 설상가상으로 중소기업청이 내년 상반기에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 입점에 따른 경제적 기여도 분석 및 소상공인 피해현황 조사에 나서는 등 정부차원의 첫 조치마저 예정인 상태다.
신세계는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개발 계획의 전면적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세계 입장에서 백화점만으로는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결국 개발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부천시의 이번 결정으로 대형유통업체들이 추진 중인 대규모 점포 사업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회 역시 대규모 점포 신설시 소재지 지자체 뿐 아니라 상권 영향을 받는 다른 지자체의 동의도 필요한 법안 등 여러 규제 법안이 기존 상권 반발과 함께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용진 부회장 등이 밝힌 신세계그룹의 투자계획에도 차질이 있을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올해 전체 투자 규모를 4조 1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지난해 3조 5000억 원보다 20%가량 늘어났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까지 매출 88조 원, 투자 31조 4000억 원, 고용 17만 명’이라는 ‘비전 2023’ 목표를 추진 중이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