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덴슬리벨 이범상 대표.
[서울=일요신문]주성남 기자= `기네스 세계 기록 2017(Guinness World Records 2017)`이 도서출판 이덴슬리벨에서 한국어판으로 국내공식 첫 출간될 예정이다. 기네스 세계기록은 연간 발행되는 도서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으로 23개 언어로 세계 100여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다. 기네스북으로 알려진 `기네스 세계기록`은 한국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이름이지만 그동안 한국어판은 만나볼 수 없어서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기네스 협회와 이덴슬리벨의 공식 계약을 통해 출간되는 `기네스 세계기록 2017`은 최초의 한국어판이며 매년 전 세계에서 동시 발간된다. 이에 도서출판 이덴슬리벨 이범상 대표를 만나 `기네스 세계기록 2017` 출간에 대해 들어봤다.
▲기네스 세계기록이 공식적으로는 처음 출간됐다.
기네스북이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출간된 사실이 없다는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 오래전 기사를 검색해보니 몇 번의 발행 시도가 있었던 걸로 나오지만 기네스협회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정식 계약을 통한 공식적인 한국어판 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의 기네스협회 역시 한국어판 출간에 대해 무척 반가워했으며 계약과 모든 출간 준비 과정에 매우 협조적이었다. 내년에 열리는 ‘기네스의 날’ 행사에 참석할 예정인데 세계인의 기록을 후세에 남기고 새로운 도전에 박수를 쳐주는 뜻 깊은 행사에 참여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떨리고 기대감이 크다.
▲매년 전 세계 동시 출간이라니 무척 새롭다. 모든 책의 구성이 동일한가?
기네스 세계기록 2017은 영국 기네스협회에서 최고ㆍ최대의 기록과 정보를 담아 출간하기에 일반 단행본 제작시보다 긴박함의 연속이었다. 영국 기네스협회에서 모든 원고를 작성하고 디자인 형식을 지정해 보내왔다. 각 챕터 또는 페이지 작업시 마치 쪽대본처럼 각 나라의 출판사로 전달되면 그 즉시 번역하고 조판하고 교정을 보는 과정을 서둘러야 했다. 동일하고 수준 높은 퀄리티를 위해 독일의 인쇄소에서 전 세계 주문량이 함께 인쇄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간되는 한국어판 기네스 세계기록 2017은 판형, 표지 디자인, 내용은 물론 사용된 종이와 인쇄 잉크까지 모두 동일하다.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하니 대단한 기록인 것 같다.
천문지리, 자연, 역사, 과학, 인문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 최고의 기록들을 모은 이 책은 1955년 8월 27일 198쪽의 양장본으로 영국에서 출간됐으며 그해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1959년 미국판에 이어 1962년 프랑스판, 1963년 독일판, 1967년 일본판 · 스페인판 · 덴마크판 · 노르웨이판, 1968년 스웨덴판 · 핀란드판 · 이탈리아판이 출간되는 등 점차 전 세계로 확장됐다. 발행 60주년인 2015년에는 1억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라는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성경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는 기록도 대단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저작권 있는 연속 출간물’이라는 점도 놀랍다. 정식 계약을 통해 이 책을 한국어판으로 소개하게 돼 매우 영광이다.
사진제공=이덴슬리벨
▲출간 시 가장 어려웠던 점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이 책의 출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 보안이었다. 마지막 출간 전까지 사진 한 컷도, 본문의 디자인된 페이지 하나도 외부 유출이 금지돼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얼마나 자랑하고 싶었겠는가. 정말 재미있는 사진들과 내용들을 편집하면서 입을 꾹 다물고 비밀을 유지하려니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이 책을 기다리고 있는 전 세계 독자를 향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독일에서 인쇄와 제본이 모두 완료돼 완성본이 배를 통해 부산항에 도착하기까지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에 보험도 들고 수시로 기네스협회로 책의 진행과정을 묻곤 했다.
▲2017년판 기네스 세계기록의 특징은 무엇인가?
기네스 세계기록 2017은 ‘우주 탐사’와 ‘우주 기록’을 특집으로 구성했다.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버즈 올드린 박사의 서문이 실렸고 우주 체류 4천 시간 기록을 세운 크리스 해드필드 대령의 독점 인터뷰를 담았다. 그밖에도 우주 역사를 200개의 기록으로 간추렸는데 아직 어느 매체에도 소개된 적 없는 사진들과 함께 정리한 점이 매력적이다. 그밖에도 기네스 세계기록팀이 전 세계를 돌며 기록 보유자들의 가장 멋진 순간을 포착한 생생한 1천여 장의 사진과 4천여 개의 최고 기록들이 정말 흥미진진하다.
▲가장 인상적인 기네스 기록은 무엇인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든 기록들이 놀랍다. 무엇보다 기록의 도전자나 성공을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인과 한국 기업들이 놀라운 성과를 이뤄 이 책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것을 보고 감동했다. 7대륙 최고봉 14곳을 정복해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인물인 박영석 대장을 비롯해 가수 싸이, 프로골퍼 박인비,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 스포츠인, 삼성과 LG 등의 놀라운 기록들을 볼 때 이 책에 대한 자긍심이 컸다.
▲기네스 세계기록을 한국어판으로 출간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이 책은 인간의 도전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스스로의 한계에 도달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운지, 그리고 나와 다른 외형을 가진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가치를 담고 있다. 기네스 세계기록 2017이 세계 기록을 제공하는 정보뿐만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많은 학교와 도서관에 비치돼 이 책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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