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끼리 ‘공치사’ 없다?
이때 어머니 박미희 씨와 박분선 코치가 김연아를 중심으로 나란히 앉았는데 이때 어머니가 이런 말을 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모두 자신이 가르치고 있다”라고. 순간 피겨 스케이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어머니가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치면 코치는 뭘 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면 #2 김연아 못지않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어머니 박 씨는 우승 소감을 전하는 인터뷰에서 김연아의 안무를 담당하고 있는 캐나다의 세계적인 피겨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 코치와 2차 그랑프리대회부터 훈련을 도와주고 있는 브라이언 오셔 코치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박분선 코치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보통 그런 자리에선 인사치레라도 감사 표시를 할 수 있었을 텐데 김연아와 어머니는 그런 표현을 자제했다. 왜그랬을까.
이에 대해 빙상연맹의 한 관계자는 “대회에 나가서 보면 연습 스케줄이나 훈련 프로그램 등을 코치들이 모두 어머니와 상의한다. 어머니를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라고 보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코치 입장에선 약간 서운할 수도 있는 미묘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어머니가 김연아에 대해 갖는 자부심과 자신감은 엄청나다. 워낙 힘들게 훈련을 해왔고 온갖 고생과 어려움 등을 함께 헤쳐 나온 모녀지간이라 ‘감히’ 그 두 사람 사이에 끼거나 옆에 존재한다는 게 대단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정작 두 사람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서로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고 큰 문제없이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다 보면 다른 감정에 신경 쓸 겨를조차 안 생긴다는 것.
이영미 기자 bo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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